제가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 갔다가 들른 독일 서쪽 라인강변의 도시 '바하라흐(Bacharach)'의 풍경입니다. 바하라흐는 인구가 4,000명 정도밖에 안 되는 소도시지만 스페인의 톨레도처럼 고풍스런 멋과 유물, 유적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주신인 바쿠스(디오니소스)의 제단이 있었다고 하여 바하라흐라고 불리며 10월마다 첫째주 주말에 포도주 축제가 열립니다. 저는 비록 때를 맞춰 가지는 못했지만 포도밭은 구경했습니다(아래 사진).
요즘 독일의 경제가 무척 안 좋다고 합니다. 신문에서는 남의 일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호들갑을 떠는데, 분단후 통일된 국가라서 유달리 관심과 촉각이 쏠리는 듯합니다. 특히 독일의 대표적인상업 도시인 프랑크푸르트(정식 명칭은 프랑크푸르트암마인(Frankfurt am Main))에 불황의 기운이 짙게 감돌고 있답니다. 독일이 EU 시대의 유럽 중심 도시를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미국적 상업 도시 분위기를 연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경제적 목표에 실패한 셈입니다. 독일의 문호 괴테가 출생한 곳이라서 애착이 가는 도시지만 이제는 주변의 도시를 방문하는 것이 더 독일 관광의 분위기가 납니다. 프랑크푸르트는 독일의 뉴욕을 꿈꾸다가 자기 빛깔을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인지 독일하면 차라리 바하라흐 같은 도시에 가서 몇 달이나 몇 년을 보내고 싶은 마음입니다. 언젠가 다시 갈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