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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테크의 시대
이진우 지음 / 다산스마트에듀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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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테크의 시대는 '교육에 기술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책이다. 수년 전부터 서서히 교실 안으로 들어선 스마트 기기는 코로나 19를 기점으로 더욱 빠르게 보급되었는데 이는 교육 현장에 혼란을 주었다. 교사들은 기술이 익숙치 않았고 적용해야 할 이유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기술을 떠안았다. 때문에 변화된 교육의 목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수단으로서의 기술을 정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었고 저자는 교육 종사자, 교육에 관심이 있는 자 등을 위해 이 책의 저술을 시작했다.


저자는 기존의 인적 자원 공급 목적의 교육에서 이제는 기술을 통해 사람 중심의 교육으로 나아가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기존에는 생존을 위해 교육을 활용했다면 이제는 학생 개인에 집중해 기술을 통해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학생 스스로 자신을 발견하고 이해할 수 있는 교육을 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국내외에서 약 10년 간의 공교육 경험을 녹여 공교육에 기술을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 설명한다. 이때 풍부한 시각 자료, 사례, 통계 수치 등을 활용해 독자가 이해하기 쉽고 교육 시장의 현황을 흐름에 따라 이해하기 편하게 구성했다.


저자는 기술이 교육에 있어 도움이 되는 것은 맞지만 기술의 접근이 최소화 되어야 하는 분야가 있으며, 사람과 기술이 함께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나아가야 함을 강조한다. 이에 저자는 '전인교육'의 목적과 필요성을 설명하며 학교의 역할이 결국 사람과 사람의 상호작용에 있음을 강조한다.

이 책은 현재 교육에 종사하고 있거나, 교육에 종사할 예정이거나, 에듀테크 산업 및 교육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 누구나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공교육의 붕괴'에 따른 공교육 분야의 변화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목소리가 많아진 최근, 이 책과 함께 에듀테크 시대를 고민하고 그 속에서 자신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다.



포인트!


1) 풍부한 시각 자료와 통계 수치, 사례

저자가 오랜 기간 국내외 공교육 분야를 경험한 만큼 관련 사례와 시각 자료, 통계 수치 등이 풍부하다. 단순한 자료 삽입 외에도 그에 대한 저자의 해석과 시각이 담겨 있어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했다.

2) 읽기 편한 구성-큰 글씨와 포인트 색상=파란색!

책이 꽤 두꺼워 처음에는 다 읽을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그러나 책을 펼쳐보면 글씨 크기가 눈에 잘 들어오는 적당하게 큰 글씨임을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포인트 색상을 파란색으로 정해 읽는 동안 눈이 편안하다. 하루 딱 잡고 읽기 좋은 책!

3) 교육 팁까지!

이 책은 흐름이 잘 잡혀있다. 교육의 현재와 기술의 정의부터 기술 접목의 필요성, 방법, 주의점, 개선점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담았다. 때문에 한 호흡으로 읽기 좋다. 좋았던 점은 기술 적용의 필요성 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에 따른 주의점과 주의점을 극복할 팁까지 함께 서술해 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용들을 담았다는 점이다.

우리는 최대한 ‘인간‘다워져야 하고 ‘나‘다워져야 한다. 우리 모두가 고유한 존재라는 것은 신이 주신 놀라운 선물이다. 교육은 인간의 본성을 깨워야 하고, 각 개인의 특성을 발견하고 성장시켜야 한다. 이것이 미래 교육의 주된 목적이 되어야 한다. - P65

기술적 도구가 교육에 사용될수록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의 물리적 접촉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다. (중략) 학교는 수업과 시험이 있어서 힘든 곳이었지만, 함께 떠들던 친구들과 때때로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해주시던 선생님이 있어 따뜻한 곳이었고 가고 싶은 곳이었다. (중략) 성장의 순간에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상호작용을 일으키게 하는 학교의 역할은 지켜져야 한다. - P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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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카인드 (리커버 특별판) - 감춰진 인간 본성에서 찾은 희망의 연대기
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조현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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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IS KIND"


 이 책 '휴먼카인드'를 관통할 수 있는 한 가지 문구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선한가'

 역사를 공부하며 반드시 마주하게 될 논제이다. 성선설을 믿을 것인가 성악설을 믿을 것인가.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나 역시 대세의 여론에 따라 성악설을 믿는 입장이었으며, 루소보다는 홉스에 가까운 의견이었다. 뉴스나 언론을 보면 언제나 무엇이 파괴되고, 누군가 다치고, 어디선가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가. 그러나 저자가 표편하는 대로 말해보자면 나는 '뉴스에 중독'되어 있었다. 저자가 말하는 '뉴스'란 '저널리즘'과 다르다.


"저널리즘은 우리가 세상을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다. 하지만 최근의 뉴스는 사고나 선정적인 사건에 대한 보도가 가장 흔하다. 이것이 내가 사용하는 뉴스라는 단어의 의미이다."

'휴먼카인드', p.47


 이 책은 전반이 흥미로웠지만, 특히나 최근 군중심리, 대중의 심리에 관심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나는 파리대왕의 현실과 뉴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가장 흥미로웠다. 저자는 몇 가지 사례와, 논리에 대한 반박 등을 통해 인간은 '호모 이코노미쿠스'가 아닌 '호모퍼피'라고 주장한다. 즉, 인간은 이기적이고 필요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 아닌 협력이 가능한 존재임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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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읽으며 생각났던 두 가지 키워드가 있다. '사기'와 '민주주의'다. 


 우선 사기. 우리는 사기를 당한 사람을 비난하거나 비판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지만, 사기를 당하지 않은 사람은 현명해서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그러나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저자는 사기를 당하지 않는 것은 똑똑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당신이 사람들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그는 인간에 대한 신뢰를 가지며 당하는 작은 사기는 오히려 사치라는 흥미로운 이야기도 전한다.


 다음으로 민주주의. 최근 민주주의가 여러 방면에서 비판받고 있는 것 같다. '휴먼카인드'에서 역시 확인할 수 있는데, 저자는 '마키아벨리즘'과 함꼐 민주주의를 설명한다. 그는 민주주의에서 우리가 더 나은 지도자를 꾸준히 원하고 우리는 선한 본성을 가지고 있지만, 이것이 어려운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뻔뻔함은 매우 유리한 속성이다.

(중략)

뻔뻔한 사람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들의 대담한 행동은 대중매체가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현대사회에서 보상으로 돌아온다. 뉴스는 비정상적이고 터무니 없는 것을 집중 조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유형의 세상에서 정상에 오르는 것은 가장 친절하고 공감력이 큰 사람이 아니라 그 반대인 사람이다. 오늘날의 세상에서는 가장 뻔뻔한 자가 살아남는다."

'휴먼카인드', p.332


 우리는 어떤 사회에 살아가고 있는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인간은 누구인가. 어떤 존재인가.


 한 번 읽는 것으로 이 책을 이해하였다고 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앞으로 꾸준히 여러 번 읽어가며 오늘날의 사회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길러가보는 연습을 해보고자 한다.


 인간은 선한가. 악한가.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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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이 책은 그냥 읽어봤으면 좋겠다. <총,균,쇠>, <사피엔스>와 견주어 반드시 읽어야 할 도서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통해 인간의 본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기를 바란다. 또한, 언론과 권력 기구의 역할에 따른 인간 본성의 변화를 반드시 인지하기를 바란다. 이 책의 포인트 지점은 너무나도 많기 때문에 따로 언급은 하지 않겠다.


 대신 함께 보면 좋을 영화를 추천하고자 한다. 이 책을 보면서 떠오른 것은 바로 🏹헝거게임🏹이다.


 수도 캐피탈을 중심으로 열두개의 지방으로 구성되어 있는 독재국가 판엠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영화이다.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과거 폭동을 겪은 뒤 시민들에게 반란에 대한 경계심을 갖도록 매년 각자의 구역에서 각 성별마다 1명씩을 제비뽑기로 선발하여 최종 1인을 선발하는 헝거게임을 진행한다. 


 헝거게임이 왜 <휴먼카인드>를 보면서 떠올랐는가. 바로 헝거게임 전개 과정에서 '인간은 선하다'라는 것이 주인공을 통해 드러나기 때문이다. 헝거게임 주최 측은 자극성, 오락성을 위해 게임을 끊임없이 조작한다. 특히, 주인공 캣니스에 대해서는 더욱 거센 조작을 하는데. 캣니스는 주변인을 돕고 자신을 지키기 위한 행위 외에는 타인을 죽이거나 상처입히지 않기 때문이다. 오로지 생존을 위해 버틸 뿐이었다.


 캣니스의 모습을 보면서 <휴먼카인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떠올랐고, 인간의 선함에 의심을 가지고 있었던 나 역시 언론이나 작가가 말하는 '뉴스'에 의해 중독되어 있던 것이 아닌가 싶었다. <휴먼카인드>를 읽어볼 생각이라면 반드시 읽고 헝거게임의 캣니스의 관점에서 영화를 다시 봐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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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IS KIND

<휴먼카인드>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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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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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끝에 사람이
전혜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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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라는 것은 참 어려운 것 같다. 특히, 누군가의 생에 큰 영향을 주는 기록이라면 더더욱. 작가 전혜진은 생존을 위한 누군가의 투쟁을 그녀만의 소설로 담아냈다. SF, 호러 등 장르는 다양하지만 그 속에는 현실이 담겨있어 극현실주의 소설이라 칭할 만하다.


"기록으로 연대하는 방식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 소설의 장점은 이야기의 결말을 현실과 다르게 상상할 수 있다는 측면일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를 주도하는 목소리는 작가 자신의 목소리가 아니라 피해 당사자분들의 목소리여야 한다. 상상된 결말 또한 작가가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 반드시 당사자분들이 원하는 방향, 인간의 존엄을 향한 정의로운 방향이어야 할 것이다."

- '바늘 끝에 사람이', p.349


 작가는 현실의 비극을 다루기 위해 그 지역 출신의 지인이나, 일에 대해 알 만한 사람들에게 먼저 읽혀보고 나서 편집자에게 보냈다. 조심스럽게 그 일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나 표현을 찾았다.


 '바늘 끝에 사람'은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민주화 운동, 제주의 이야기 등을 담아내었다. 단편 소설의 엮음이며, 그 장르 역시 제각각이지만 모든 이야기는 국가 폭력의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각기 다른 소재의 이야기에 따라 각기 다른 장르를 활용하였기에 매력이 풍부한 도서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아무래도 SF를 좋아하는 나이기에 첫 이야기인 '바늘 끝에 사람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어쩌다 보니 이 책의 표제를 가장 선호하는 파트로 선정했는데 운명인가 싶다.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목소리를 미래의 이야기로 담아내어 회사의 마응대로 온 몸의 과반이 기계가 되어버린 이의 목소리를 담아내었다. 기계가 몸의 대부분을 대신할 수 있다는 어쩌면 가까울 수도 있는 미래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 속에서 노동자들은 자신의 기본적인 인권마저 보장받지 못하는 세상이다. 배경은 미래이지만 내용은 지극히 현실적이기에 얼마 전 떠들석하게 했던 모 기업이 생각나기도 했다.


"너는 정말로 모르지. 우리도 사람이라는 것을."

- '바늘 끝에 사람이', p.25


 엄청난 정보의 시대. 우리는 쉽게 알고 쉽게 잊는다. 그러나 잊혀져서는 안되는 사실들이 있다. 그러나 역사는 반복되고 우리는 또다시 분노하고 또다시 잊는다.


역사의 뫼비우스 띠는 과연 끊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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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광기에 관한 사전 - 99가지 강박으로 보는 인간 내면의 풍경
케이트 서머스케일 지음, 김민수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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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증과 강박증에 진화를 위한 목적이 있다는 주장은 이 책 곳곳에서 등장한다. (중략) 진화심리학자들은 그 무엇도 두려워하지 않는 비정상적인 공포 결여가 우리에게 치명적일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 '공포와 광기에 관한 사전', p.15


아차 잊고 있었다. 인류가 살아오면서 수많은 공포와 광기를 마주했다는 사실을. 처음 듣는 이야기가 아니었음에도 처음 듣는 느낌이었다. 이렇게 상세하게 마치 광기(?)로 쓰인 듯한 사전은 듣도 보도 못했다. 목차마저 분류광에 휩싸인 이가 쓴 것처럼 체계적이고 세분화되어 정리되어 있다.


"모든 공포증과 광기는 문화의 창작물이다. 각각의 공포증과 광기가 확인-혹은 창조-된 순간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에 변화가 생겼음을 의미했다."

- '공포와 광기에 관한 사전', p.8


문화의 창작물. 우리는 거듭할 수록 수많은 광기와 공포증에 휩싸일 것을 예고하는 듯한 문구였다. 그도 그럴것이 스마트폰이 생겨 그에 따른 부작용을 이미 경험하지 않았는가. 


가장 인상깊었던 공포증은 '발표공포증', 광기는 '서적수집광'이었다. 전자는 너무나도 친숙해서, 후자는 새로운 시선이라 기억에 남는다.


전자는 아마 익숙한 공포증일텐데 한 마디로 자신에게 이목이 집중되거나 누군가의 앞에서 자신의 언어로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의 관한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저자가 소개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투명성 착각'.


'투명성 착각'이란 본인의 강력한 감정이 새어나가 다른 사람 눈에 보일 거라고 믿는다고 착각한다는 것인데, 한마디로 생각보다 관객은 발표자의 두려움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생각보다 불안감을 잘 감추고 산다. 남들이 우리의 두려움을 감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덜 두려워하게 된다."

- '공포와 광기에 관한 사전', p.121


서적수집광은 읽는 내내 뜨끔하면서 읽었다. 나 역시 책을 수집하는 광기(?)가 있는데 대학원을 꿈꾸는 요새는 구하기 어려운 옛날 서적을 찾아 헤매고 있다. 가끔 원문으로 된 조선왕조실록을 한 권이라도 구하는 날이면 보물을 찾은 것 마냥 뛰어다닌다.


그러던 중 마주한 이 문장.


"대량 출판의 시대에 희귀 서적은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수집가들을 유혹했다. 세상에 딱 한 권밖에 남지 않은 책을 소유하는 것은 물질적으로뿐만 아니라 영적으로도 그 책을 소유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딱 한 권 뿐인 책을 갖게 되면 왠지 저자의 영혼을 손에 넣는 기분이었다."

- '공포와 광기에 관한 사전', p.193


저자에게 영혼을 빼앗긴 기분이었다. 그래도 나름 연구를 위한 것이라 달래며….


저자의 편집광스러운 이 도서는 자신이 어떤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지 알고 싶거나 인류의 진화에 따라 생겨난 공포증이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면 한번쯤 펼쳐볼 만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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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 - 뒤흔들거나 균열을 내거나
김도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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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때로는 삐딱한 정치적 주장이고, 때로는 무모한 윤리적 불평이고, 때로는 기묘한 미학적 항변이다.

나는 심각한 결점이 있는 존재에 항상 끌렸던 것 같다. 타고난 재능에도 불구하고 인간적 결점 때문에 언제나 논쟁의 한가운데 휘말려 든 인간들에게 항상 매혹됐다."

- '낯선 사람', pp.6-7


 '낯선 사람'. 제목이 영화나 드라마 제목 같아 어떤 도서일지 궁금했다. 한겨레출판에서 제공한 짧은 도서 소개도 보았지만, 어떤 식으로 전개될 지 가장 궁금했던 도서였다. 책을 받아들고 든 생각은 '낯설다.'였다. 표지부터 낯선 느낌이 들었다. 다양한 도형과 함께 마치 중간중간 끊어진 듯한 표지 디자인. 표지는 이 책의 분위기를 단 하나의 장면으로 결정지었다.


"이 책은 낯선 사람이라기보다는 누군가에게는 익숙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낯선 사람들로 채워졌다."

- '낯선 사람', p.6


 부끄럽지만 하나 고백을 하자면, 난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 중 '에르네스트 보'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낯설다. 모두 한 시절을 풍미할 정도로 엄청난 이들이었다고 하지만, 나에게는 처음 본 낯선 이들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들의 이야기는 새로웠고, 작가가 던지는 인문학적 질문은 내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가령, '포르노 배우 출신 국회의원의 행보는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까?'라든가.  역사를 공부하는 입장에서 이 질문은 한순간에 역사학에서 기록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기록의 대상은 누구이며 그 자격은 무엇인가. 기록자는 무엇을 기록하고 무엇을 남겨야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아직은 조금 더 고민해봐야 하는 질문이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챕터는 '레니 리펜슈탈'이다. '레니 리펜슈탈'은 히틀러의 치어리더로 '올림피아'와 '의지의 승리'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여성이다. 그녀의 다큐멘터리는 유튜브에서도 볼 수 있는데, '올림피아'는 베를린 올림픽을 다룬 다큐멘터리로 한 번 볼만할 법하다. (나치 프로파간다를 권유하는 것이 아닌 단순히 다큐멘터리 감상의 의미로 권하는 것. 어떠한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님.)


​작가는 이 챕터를 통해 다음의 질문을 던진다.


"만약 어떤 놀라운 역사를 담은 창작물의 정치적 의도가 불순하다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 '낯선 사람', p.58


 배우로 시작한 '레니 리펜슈탈'은 단순히 누가 만들어놓은 틀에 살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카메라 뒤에서 모든 것을 다루고 지휘하는 연출가가 되고 싶었다. 그녀의 니즈는 히틀러의 주문과 맞아 떨어졌고 그렇게 그녀는 나치를 위한 영화를 만들어 나간다. 그녀의 영상은 지나치게 아름답고 영화로서 가치가 뛰어나지만 나치 프로파간다 아래에서 다큐멘터리를 가장한 허구가 되었다.


"인간이 카메라 뒤에 서 있는 이상 다큐멘터리의 정의는 종종 흔들린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다는 것은 어쩌면 함정이다. 사실을 카메라의 작은 프레임 속에 담고, 음악을 깔고, 편집을 하는 순간 사실은 다시 인간의 손으로 쓰인 일종의 허구가 된다."

- '낯선 사람', p.61


 26인의 낯선 사람을 다루며 인문학적 질문을 함께 던지는 '낯선 사람'. 그들은 잊혀졌거나 잊혀져야만 했던 존재들이다. 저자는 그들을 다시 사회의 이면에서 건져올렸다. 저자는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고, 이들의 행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을 가지고 한 번 토론의 장이 열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 다양한 논쟁 거리가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또 다른 묘미가 아닐까.


"고통스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딜레마다. 혹은 아름답지만 고통스러운 딜레마다."

- '낯선 사람',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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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1) 역사 저편에 있던 낯선 사람의 조명

2) 토론의 현장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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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거나 낯설어야만 했던 26인의 이야기

<낯선 사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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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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