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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자유라는 이야기가 나올때.. 다른 사람들의 입에서 심심찮게 이 책 이야기가 나와서.. 너무나 궁금한 마음에 읽어본 책입니다. 읽는 내내.. 너무나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준 책입니다. 그리고 자유라는 것에대해 곰곰히 생각할 수 있게 해 준 책이구요.
이 책의 내용을 간단히 말씀 드리자면.. 주인공이.. 어느 카페에서 조르바를 만나게 되고.. 함께 크레타 섬에 갑니다. 거기서 조르바와 함께 겪은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담아놓은 책입니다. 조르바라는 사람은 참 매력있는 사람입죠. 모든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육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관념, 생각, 종교, 국가.. 이런 모든 개념들에 얽매이지 않고.. 순간순간 매진하는 이 사람의 행동들이..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부러웠습니다.
한참 도자기를 배울 때에는.. 손가락이 자꾸 걸리적거려 방해가 된다고.. 자기 손가락을 잘라 버리고.. 도덕과 이성이라는 관념에 얽매어있는 주인공에게.. 자신만의 독특한 논리를 내세우며.. 가는 곳마다 능수능란하게 작업(다들 아시죠?)에 들어가는 사람입니다.
이런 조르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이 조르바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우리의 이해를 돕는 도우미가.. 바로 주인공이 되지요..
참 조화로운 책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이성과 본능의 조화.. 정신과 육체의 조화.. 자유와 억압의 조화가 아주 적절하게 담겨있는 책이지요. 몸으로 먼저 느끼고... 몸으로 이야기하는 조르바와는 달리.. 주인공은... 머리로 생각하고 머리로 이해를 하죠. 그리고 이런 두 사람의 차이는 환상적인 조화로움을 낳습니다.
조르바의 광기어린 행동들이.. 주인공의 냉철한 설명과.. 사려깊은 이해덕분에.. 우리에게 자유라는 의미로 다가설 수 있게 되죠. 만약 우리가 주인공의 설명 없이. 단지 조르바의 행동만보고 그를 평가한다면.. 아마 미치광이쯤으로 여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 재산을 털어먹는 그 순간에.. 술을 마시고 춤을 추며 자유를 느끼는 주인공의 행동에서.. 조르바가 그렇게 주인공에게 말하고 싶었던 무엇이.. 바로 그 행동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
이 책은.. 참 읽기 어렵습니다. 조르바란 사람의 행동이 워낙 독특한데다가.. 이런 독특한 행동을... 주인공이란 사람은... 엄청나게 철학적인 개념으로 이해하고. 그것을 또 엄청나게 문학적으로 써 놓았습니다. 그래서 조르바의 행동을 이해하고..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 하려면.. 읽고 또 읽고 하는 수고를 해야 합니다. 결코 건덩건덩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니지요. 하지만 어려움 뒤에 갖는 보상이.. 더 가슴뿌듯한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색다른 의미의 자유를 생각해 보고 싶으신 분들이나.. 자유라는 화두로 치열한 고민을 하고 싶으신 분들은.. 꼭 한번 읽어 보십시오..^^
같이 읽으면 좋은 책으로는.. 저번에 한번 추천해 드린 적이 있는 만화책이 있습니다. 박흥용 선생님의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이라는 만화가 있습니다. 이 만화는 정말 엄청난 만화입니다. 이것을 본 이후로.. 만화에대한 편견이 한순간에 무너졌죠. ^^ 이 만화는 자유를 화두로 삼고 있습니다. 일정한 한계를 인식하고.. 그 한계 안에서 누리는 자유와.. 한계를 벗어난 궁극의 자유를 소재로 삼고 있습죠. 조르바가 주인공에게 한 말 중에.. '당신은 아주 긴 끈에 묶여 있다 단지 그 끈이 너무 길기 때문에.. 알지 못할 따름이다' 라는 말이 있는데.. 갑자기 이 만화 생각이 나더군요..^^ 꼭 한번 읽어 보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