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마음은 시공을 초월한다

마당깊은 집 ㅣ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15
김원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2년 11월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는 이 책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다가 책을 읽읍시다 프로그램에서 선정한 책이라는 소식을 듣고 한번 읽어볼까 하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의 마음과는 달리 아주 만족했지요. 이 책은 한국전쟁당시 대구로 피난온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있습니다. 마당 깊은 집에 세들어 살면서 겪은 글쓴이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담겨 있지요.

글쓴이의 담담한 어투를 따라 작품을 읽다보면 테레비젼에서나 봤던 전후시대의 풍경들, 다닥다닥 붙어있는 판잣집이나 풀빵통 앞에 서있는 아저씨, 신문을 팔러 돌아다니는 소년이 머릿속에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글쓴이의 이런 글솜씨는 등장하는 인물들에게로 촛점을 돌려 살펴보았을때 더욱 확실하게 느낄 수 있지요.

인물들이 사용하는 말투와 사투리가 생생하게 살아있고요 인물들의 성격이 글쓴이가 이렇다라고 읽는 사람에게 전달해 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건에서 그 사건을 어떻게 대하고 해결하는가를 보여 주는 것으로 인물들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글쓴이가 인물의 성격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인물들을 만날 수 있지요.

그리고 글쓴이의 그런 생생한 글솜씨외에도 전후 우리나라가 안고있던 사회적 문제, 예를 들자면 너무나도 가난했던 상황이라든가 서로의 이데올로기의 차이로 인해 민족끼리 겪어야 했던 갈등들이 자연스럽게 읽는 사람에게 생각할 내용들을 던져주는 작품입니다.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중에서도 특히 성장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한번 읽어 보세요..

같이 읽으면 좋을 책으로는 제가 읽었던 성장소설들을 권해 드립니다. 이 작품은 전쟁 직후 어린 나이에 성장하면서 겪어야 했던 마음고생과 경험들이 담겨있는 작품입니다. 그런 면에서 <은마는 오지 않는다> 라는 작품을 함께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이 작품은 과부와 그의 아들이 겪는 소외감을 다루고 있는 작품입니다. 뭐 엄밀히 따지자면 성장소설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소설이지만, 작품의 시간대가 거의 비슷하고 주인공이 어린 소년이라는 점에서 같이 읽어 보시면 아주 좋을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위기철씨의 <아홉살 인생>을 권해 드립니다. 이 작품은 제가 많이 좋아하는 작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주인공이 겪는 마음 고생들이 <마당 깊은 집>의 주인공이 겪는 마음 고생과 매우 비슷합니다. 시대적인 배경을 다르지만 같은 고민을 느끼는 비슷한 나이의 주인공들을 비교한다면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마지막으로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라는 작품을 권해 드립니다. 이 작품은 제가 국민학교때 정말 틈만나면 되풀이해 읽었던 작품입니다. 그만큼 어린 제제가 어린 시절 저와 많은 공감대를 만들게 해 주었던 작품이지요. <마당 깊은 집>을 읽으면서 지금 권해드린 세 작품의 주인공들이 계속 생각나더군요. ^^ 꼭 한번 읽어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