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야 나무야 - 국토와 역사의 뒤안에서 띄우는 엽서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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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시절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이라는 책을 읽으며 느낀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 오릅니다. 20년이 넘게 수감생활을 하시면서 갇혀있는 공간 안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우는 사람의 생각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를 깊이 느낄 수 있었죠.

이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쓰신 신영복 선생님의 또 다른 책 <나무야 나무야>역시 읽으면서 선생님의 아름다운 생각을 다시한번 향기맡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나무야 나무야>는 신영복 선생님이 우리나라 곳곳을 돌아 다니면서 그 장소에서 떠오른 단상들을 엽서를 쓰듯 우리에게 전해주는 책 입니다.

유적지들의 사진들과 함께 신영복 선생님께서 직접 그리신 엽서그림들도 함께 담겨있어 선생님의 생각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못지않은 감동도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감명깊에 느낀 말이 있습니다. 책 표지에도 나와있는 말인데. '無監於水 監於人' 이라는 말입니다. 음독을 해 보면 '무감어수 감어인' 이라는 말인데, 되짚어 생각할수록 참 그 의미가 깊은 말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을 거울삼아 자신을 비추지 말고 사람을 거움삼아 비춰보라' 라는 뜻인데요.저는 책 전체를 이 말 한마디로 정리하였습니다.

사람이 사는데 있어서 빠르게 지나가는 표면의 것들에 자신을 비추게 된다면 얼마나 많은 갈등과 고민이 생기는지요. 하루에도 수십번씩 바뀌는 자신의 마음과 즐거울때는 즐겁다가도 힘든일이 생기면 금새 그만두고싶고 포기하고싶은 생각이 들게 마련이지요. 하지만 자신의 가치를 나와 함께 부대끼는 사람들에게 비추어 본다면 그런 갈등과 고민들 마저도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변화라는 것이 내가 좋은 방향으로 변하는 것도 중요 하지만 관계에 의해 나로인해 너도 너로인해 우리도 함께 변할 수 있는 그런 관계에 의한 변화가 더욱 바람직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한번 읽어서 받아들이기 쉬운 부드러운 내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하지만 곁에 두고 읽어가면서 그 의미를 두고두고 음미할 수 있는 향기가 나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도 얇아서 들고다니면서 짬짬이 읽기에는 참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같이 읽으면 좋을 책으로는 위에서 말씀드렸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라는 책을 추천해 드립니다. 이 책 역시 신영복 선생님의 좋은 생각을 듬뿍 담고 있습니다. 감옥이라는 닫힌 공간과 폐쇄의 시간에서 그것을 뛰어넘는 희망과 자유를 맛볼 수 있는 책입니다.

한번 읽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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