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레오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나미 옮김 / 작가정신 / 2000년 10월
평점 :
품절


예전부터 책꽂이에 놓여 있던 책인데..한창 안정효선생님과 영어공부를 하던 중 무거워진 머리를 가볍게 하려고 읽었습니다. 책도 작고 얇아서 별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었죠.

내용을 간단히 설명해 드리자면..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젊은시절 성적 욕구를 참을 수가 없어 동네의 한 여인과 돈을주고 일정한 관계를 맺게 되죠. 자신의 도덕적인 관념과 주위사람들의 시선때문에..많은 갈등을 겪으면서도 이 청년은 이 관계가 애써 자신의 건강한 생활을 위한 하나의 조건에 불과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청년은 결혼을 하게 됩니다. 결혼생활은 아주 평화로웠는데..어느날인가 예전에 관계를 맺고있던 그 여인을 보고 난 후 다시 이 남자의 갈등은 시작되지요. 그러지 않으려 해도 그 여인에게서 밀려오는 엄청난 유혹때문에..남자는 매우 고민합니다.

결국 그 남자는 나에게 이런 어려움을 주는 악의 근원이 무엇인지 곰곰히 따지게 되고..결론은 두가지로 나게 되지요. 하나는 여인을 보고 이길 수 없는 애욕을 느끼는..자신이 악의 근원이라는 결론과..행복한 자신의 생활에 느닷없이 나타나...자신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그 여인이 악의 근원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그리고 소설 속에서는..이 두가지 결론에 대한 남자의 행동과..그 결과가 모두 나와 있습니다. 예전에 유행했던 이휘재의 인생극장을 떠올리게 하지요.

'진짜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다른 사람들에게서 발견하는 광기의 징후를 자신에게서는 보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작품의 맨 마지막에 나와있는 부분인데요..이 부분이 아주 많은 생각을 던져 주었습니다.

악이란 과연 무엇일까? 결국 생각과 행동으로 악행을 저지를 것은..나이기 때문에.. 악의 근원은 나에게 있는 것일까? 아니면.. 나로하여금 그런 생각과 행동을 하게 만드는 어떤 원인, 그것이 악일까? 이런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그리고 떠오른 영화가 오아시스란 영화였습니다. 오아시스를 보면서.. 공주의 오빠와 상두의 형을 엄청나게 나쁜 사람으로 생각하게 되지요. 하지만.. 저는 영화를 보고 난 후에..과연 그 사람들을 나쁜 사람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창동 감독님의 말을 빌리자면 공주의 오빠 이름을 상식으로 지었답니다. 우리가 알고있는 상식에 너무나도 충실한 사람이라 그 생각에 맞추어 인물을 설정했다고 합니다. 공주의 오빠 입장에서 보면 공주에게 그런 짓을 하는 것이..어쩔 수 없는 일이었고.. 자신의 단란한 생활을 망쳐 놓는 악의 근원은 바로 공주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죠.

하지만 공주의 입장에서 끌어가는 영화를 보는 우리는 그런 악을 공주를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에..공주에게 무관심한 그녀의 오빠에게..악의 근원을 돌려 놓게 되는 것이죠.실제로 우리가 생활 하는 것은.. 상식에 전혀 어긋남이 없는 사람이 대부분인데도 말이죠.

이런 생각을 가지고..악마의 마지막 부분을 음미한다면..더욱 이 작품을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함께 생각하면 좋을 꺼리로는..'오아시스' 라는 영화를 추천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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