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아들
이문열 지음 / 민음사 / 199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제 주위사람중에 신학을 전공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사람의 아들> 이라는 책을 읽어보라고 권해 주더군요. 책 제목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문열이라는 작가를 별로 좋아하지 않던 터라 그냥 탐탁찮게 받아 들였죠. 그런데 며칠전에 우연히 책꽃이에서 이 <사람의 아들> 이라는 책을 발견했고요, 한 번 책장을 펴들자 정신없이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초기작이라 그런지 아주 치열한 고민들이 그대로 작품에 묻어 있구요 이문열씨가 왜 유명한 작가가 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우선 이 책의 내용은 신과 사람에 대한 내용입니다. 작품을 이끌어가는 줄거리는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것이지만 살해당한 민요섭이라는 사람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신과 인간의 첨예한 대립을 그리고 있지요. 특히 선과 악이라는 개념을 두고 벌이는 고민은 정말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신이 선한 존재라는 인식을 벗어나서 이 책에서는 신이 선과 악을 어우르는 존재여야 한다는 생각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입장에서 신의 존재를 주장하는 사람으로 '아하스 페르츠'라는 사람이 등장하지요. 예수님이 40일동안 광야에서 기도하다가 악마를 만나 세가지 시험에 들게 되죠. 이 책에서 '아하스 페르츠' 라는 사람이 예수님을 시험한 사람으로 등장 합니다. 그리고 '아하스 페르츠' 가 예수님께 건네는 그 제안들은 사람들이 사는 삶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것들과 그것을 이루기 위한 기본 조건들이라는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책의 내용은 반 기독교적이라서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는 문제거리 이지만 한번쯤은 생각해볼 가치가 있는 문제이고 책의 전반에 걸쳐 설득력있는 목소리로 이야기 합니다. 극의 주인공이자 살해당한 민요섭은 이런 '아하스 페르츠' 의 생각을 대표하는 사람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마지막에서는 다시 기독교로 믿음을 돌리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석연치 않았습니다. 기독교로 돌아가기 보다는 차라리 자기 자신을 신앙하거나 자연주의자가 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머 횡설수설 복잡하게 설명 드렸는데요, 저라도 이런 허접한 소개들 읽고 이 책을 선택하라면 많이 망설일 것 같습니다..ㅡ.ㅡ;; 하지만 책의 줄거리도 재미있고.. 정말 읽어 볼만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책을 썼던.. 이문열씨의 열정에..
절로 고개가 수그러 듭니다. 꼭 한번 읽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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