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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것이었던 소녀 ㅣ 스토리콜렉터 41
마이클 로보텀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산산이 부서진 남자 이후
2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사건으로 조는 줄리안과 별거중이다.
그의 큰딸 찰리는 상처를 극복해가는 사춘기 소녀로 성장했다.
조 올로클린.
그는 파킨스씨와의 동거에 익숙해지는 중이고, 줄리안과의 틈을 메워보려 노력중이다.
그런 찰라에 찰리의 친구 시에나가 피범벅이 된채로 집앞에 나타나고 줄리안의 연락을 받고 달려간 조는
강가에서 시에나를 구출해서 데려오지만 시에나는 이미 친아버지를 죽인 범인으로 용의자가 되어있었다.
자신의 집에서 가끔 자고 다니던 시에나.
찰리의 둘도 없는 친구.
10대 소녀지만 묘하게 어른티가 났었던 시에나.
그녀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내것이었던 소녀.
이 이야기에서 로보텀은 많은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묶어 놓았다.
세가지 다른 사건이 묘하게 맞물리면서 가장 잔혹한 범죄는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부터 저질러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할 뿐이다.
어리고 상처받은 영혼을 밝은 길로 안내해줘야 하는 길잡이가 그들을 어떻게 길들이고 조정하고 내치는지
정말 상상하기 싫은 일들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느낌이 마음을 졸이게 한다.
[나는 당신과 함께 살 만큼 강하지 못해, 조. 나는 당신 없이 겨우 살 수 있을 만큼만 강해.] - 207p
줄리안의 이 말은 조와 줄리안의 관계를 정의한 말이다.
아주 섬뜩한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되는 남편을 보는 마음.
그의 병이 그를 좀먹어가는걸 보는 마음.
그가 사건에 개입할때마다 가족들에 닥치는 불행을 이겨내려는 마음.
줄리안은 그와 이혼하지 않은채 그를 살짝 떨어뜨려 놓는걸로 그들의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쪽을 택한것이다.
인종차별과 아동성폭력과 가정폭력을 한가지 사건에서 유추해서 풀어나가는 올로클린 교수의 대활약.
물론 그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전직 형사빈센트 루이츠와 로니 크레이 경감을 빼놓을 순 없다.
올로클린과는 악연이 인연으로 이어진 루이츠는 매 사건마다 조의 손발이 되어 결정적인 증거들을 수집해준다.
그리고 로니 크레이 경감은 남자 바지와 구두를 신고 무뚝뚝하고 신뢰감 없이 그를 대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엔 조를 믿어준다. 이 두사람의 도움이 올로클린의 힘이기도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잡아내어 단서를 찾아가는 올로클린의 활약은 다른 범죄소설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그건 아마도 이 이야기에서 다뤄지는 일들이 범죄중심이 아니라 조의 이야기에 사건들이 결부되는 형태로 이어지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소설이지만
어쩜 현실에서는 더 끔찍하고 더 잔인하고 더 상처받은 사실인 이야기들인거 같아서 보는내내 가슴이 서늘했다.
이 조 올로클린 시리즈는 이야기가 거듭될 수록 내용이 더욱 탄탄해져 가는거 같고
주인공이 더 멋져지는거 같고
더욱더 험악한 범죄가 그를 따라다니는거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조와 줄리안은 다시 합칠 수 있을까?
조에게 다음엔 어떤 사건이 따라 올까?
평범한듯 평범함을 넘어서는 올로클린의 다음 활약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