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학원 1
이민진 지음, 정소영 옮김 / 현대문학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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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조헬렌 두 부부에겐 세 아이가 있다.

보, DH, 미도.

고씨 부부와 아이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다양한 삶의 가지를 뻗어 낸다.


고요한. 존은 이름처럼 고요하고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다.

헬렌은 그런 남편을 도와 아이 셋을 키우고  일을 하며 가정에 보탬이 되었다.

헬렌에겐 소냐라는 언니와 남동생 케니가 있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남매는 서로에게 의지가 되었고, 열심히 살아낸 덕에 안정된 삶을 산다.

헬렌과 소냐는 이대를 나와서 소냐는 부동산 재벌의 집으로 시집을 가고, 케니는 호주에서 자리를 잡았으며 헬렌은 호주에 살다 존이 직장을 옮기는 바람에 서울로 온다.


세 아이는 서울로 학교를 옮기고 서울의 교육에 발을 담근다.

학원 없이는 따라잡을 수 없는 수업. 촌지를 요구하는 담임.

말을 잘 하지 않는 미도에게는 첫날 첫 수업의 체벌이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된다.


남편의 직장 때문에 이사를 다녀야 하는 헬렌 가족은 내면이 탄탄하다.

아마도 존과 헬렌의 마음가짐이 그들의 가정에 안정감을 주면서 어려울 때마다 서로의 기둥이 되어주는 모습이 전형적인 한국인의 근성을 보여준다.


반면 소냐는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정작 남편의 사랑을 가지지 못했으며, 매번 찾아오는 여자들을 상대하는 자신을 보며 자신감을 잃어가지만 똑똑한 소냐는 동생 헬렌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자신의 삶을 찾는 방법을 갈구한다.

이 대목에서 생각지도 못한 전개에 이민진 작가님은 막장 드라마를 쓰셔도 너무 스릴 있게 잘 쓰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는 좋아하지만, 꼭 대학을 다녀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어." 이 사실을 인정하는 자신에게 놀라며 그녀가 말했다. "가르치는 일이 좋아."

"꼭 다닐 필요는 없지. 모두가 대학을 다녀야 하는 건 아니니까. 우리가 가르치는 아이들 태반이 자신이 왜 대학에 들어가려고 애쓰는지조차 몰라.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 안 가겠다고 할 아이들도 꽤 걸. 당장은 안 가는 게 맞을지도 모르고,"


우여곡절 끝에 캘리포니아로 간 고씨 집안사람들.

그곳에서 보는 윤이와 라이언이 운영하는 학원에서 일을 하며 UCLA 편입을 준비하고

시드니대를 다니던 미도는 캘리포니아에 도착해서 친구 윤의 학원에서 사무를 보며 아이들을 가르친다.

둘째 DH는 예일을 졸업하고 다시 법대를 가려 하고 존은 그런 아들의 소식을 들으며 다시 삶의 활기를 찾는다.


대학이 뭘까?

대학이 그들에게 무엇을 가져다줄까?

서울대를 졸업한 존은 기름 냄새를 맡아가며 레스토랑 주방에서 튀김을 만들고

이대를 나온 헬렌은 가게 점원으로 손님을 상대한다.

그럼에도 그들은 아이들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 힘들고, 미도는 그런 부모님과 오빠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학업을 미루고 일을 택한다.


AI 시대에 살고 있다.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하고,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의 기로에 선 우리에게

<아메리칸 학원>에서 벌어지는 일은 우리의 과거이자 현재이며 미래에 대한 질문이다.


1권의 전개는 숨 가쁘다.

서울, 호주, 캘리포니아를 넘나들면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 닥쳐오는 말도 안 되는 불행과 

악착같이 자기 것을 가지려는 자에 의해 산산이 부서지는 자의 고통을 함께 느끼며 울분에 젖고

집에서 뭐라건 주위에서 뭐라 하든 소신껏 자신의 길을 개척해가는 라이언과 윤의 모습이 참 삶인 거 같기도 하고

연대에 도전했다 삼 연패한 보의 자존심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가늠해 보고

이미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 대학이 뭔 대수냐고 하는 미도의 마음도 이해가 되고

나를 알아봐 주지 않는 사람보다는 나를 아끼고 인정해 주는 사람에게 온몸을 던지는 소냐도 응원하고 싶고

피터와 미도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2권을 읽을 예정이다.


아직 1편을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민진 작가가 던지는 질문들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이라 생각한다.

우물안 개구리인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문제들이 바깥세상에서 들여다보는 사람들의 눈에는 정확하게 보이는 것이다.


이야기의 마무리가 어찌 될지 전혀 예측하기 어려운 필력이라서

어쩌다 캘리포니아에서 다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끝맺음을 가질지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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