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에 노화는 고독과 함께 시작되는 것 같다. 곁에 있던 이가 떠났을 때 말이다. 하늘로 떠났든, 다른 누군가가 생겨 떠났든.
과거 엘렌의 이야기와 쥐스틴의 현재와 쥐스틴이 접근하는 부모님의 사고에 대한 이야기가 서로 맞물리듯이 이어진다.
오르탕시아 요양원에선 일요일마다 방문자를 받는다.
하지만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노인들도 많다.
일요일에 잊힌 사람들...
그 잊힌 사람들의 가족에게 부고 전화가 가고 놀란 가족들이 방문했을 때 살아있는 그들 때문에 더 놀란다.
누가 장난전화를 하는 걸까?
엘렌의 사랑 이야기 앞에서 가슴이 절절해지고
쥐스틴의 부모님의 사고 앞에서는 머리를 쥐어뜯고 싶다.
프랑스 사람들은 정말 <데미지>를 경쟁하는 걸까?
나도 요양원에 매일 드나들었던 시간대가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동안 각양각색의 어르신들을 보았다.
그러면서 저 모습이 내 미래일 거라는 사실을 느끼며 갑갑해졌다.
그래서 기억이 온전할 때, 내 의지로 내 몸을 움직일 때까지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쩜 그 기억 때문에 이 책 읽기를 자꾸 미뤘던 거 같다.
그랬다가 너무 오래 끄는 거 같아서 읽었는데...
이렇게 아름답고, 쇼킹한 이야기를 한 권에서 만날 수 있다니 정말 놀라운 작가님이다.
얼마나 많은 노인들이 비밀을 품고 죽어가는 중일까?
그들 가슴에 담겨 있는 기록되지 않는 인생들이 얼마나 많을까.
내 인생도 기록할 무언가가 있을까?
잔잔한 이야기로만 생각하고 읽다가
2차대전의 상흔을 접하고
사고사에 얽힌 경악스러운 이야기로 놀라게 하는 경이로운 이야기다.
인생사의 희노애락과 함께
비밀을 간직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그것을 짊어지고 살아가는 게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