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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당신을 읽어내기 위해
조은아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6년 6월
평점 :

흐르면서 점점 깊어지고 넓어지는 강은 삶의 큰 어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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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수많은 시옷(ㅅ)을 품으로 흘러간다, 시간, 사람, 사랑, 사계, 상처, 삶....
에세이를 잘 읽지 않는 저였는데 요즘은 에세이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고 있는 저와 마주칩니다.
잃어버린 감정들, 생각들, 기억들, 추억들...
조은아 작가님의 글은 처음인데 담담하게 끄집어 내는 이야기의 파편들이 저를 어린 시절로, 소녀 시절로 자꾸 소환합니다.
수박씨를 삼켰다가 할아버지가 내년에 수박 나무가 될 거라고 놀려서 울었던 기억.
그때는 예뻐서 주워왔지만 한구석에 내내 처박혀 있었던 조약돌들을 찾아보게 하고,
밀려오는 파도를 마주하고 한 없이 서 있었던 기억...
뜨거운 햇볕 아래 어질어질하면서 계곡물에 발을 담그면 몇십 초 만에 추워지는 느낌.
낯선 골목길을 여행하듯 막 돌아다니다 막다른 골목에 닿았을 때 온몸에 오소소 돋아나던 소름들...

<나를, 당신을 읽어내기 위해>
제목에서부터 뭔지 모를 위로가 전해집니다.
사실 예전보다 요즘 들어 저는 사람을 읽지 못하게 된 거 같아요.
사람을 만나서 마주하고, 이야기하고, 눈빛, 몸짓, 말투를 느끼는 과정이 많이 생략된 세상에 적응되다 보니
누군가의 마음을 읽어내기가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제 마음도 아직 잘 모르고 사는가 봅니다..
이 작은 시집 같은 에세이를 읽으며 내가 한때 즐기고, 느끼던 감정들을 많이 잃고 살고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작은 것에서 기쁨을 얻고, 낯선 곳을 돌아다니며 나만의 충전시간을 잊고 살았던 시간 동안 나라는 인간은 퍼석퍼석 해졌더라고요..
조은아 작가가 바라보는 세상이나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다르지 않은데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 를 생각하며 마음을 다듬어 봤습니다.
살아가고
살아내고
살아지고.
책 속의 글들은 마치 오래된 기억의 골목을 걸어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길들에서 느꼈던 '나만의 감정'들이 작가님의 글을 통해 비치는 기분이었어요.
그저 나로 돌아갈 수 있었던 시간이 좋았습니다.
잊었던 감성 한 스푼을 충전한 느낌이에요..
한 스푼의 충전으로 제 마음이 풍족해졌다면 이 책을 읽은 보람이 되겠죠..
마음 한 자락이 살짝 펴지는 느낌입니다.
열리고, 펴지고, 날아가게 되면 좋겠습니다.
그동안 움츠리고, 접혀졌던 나의 감정들이...
주변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기 위한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며칠 전 감정적 대치를 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사람의 마음을 읽어 내려 노력하니 어디에서 문제가 되었는지가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길게 갈 거 같았던 감정들이 잘 해결되었네요..
그것도 이 책을 통해 제 마음이 누군가의 마음을 읽어보려 노력했기에 이루어진 일인 거 같습니다..
상대의 마음을 읽어가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어요.
그리고 내 마음도 읽어내는 노력을 계속할 겁니다.
책을 통해서 달라져가는 생각들을 보게 되는 지금 이 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