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사람들을..... 그들이 가진 흔적, 장소, 소리, 냄새, 그들의 땅, 그들의 이야기를 읽을 줄 알았다. 사람들에게 이 모든 것이 쓰여 있다. 그는 집중해서 이런 것들을 읽고 분류하고 배열하고 정리했다...배에서 태어나고, 배에서 자라고, 베에서 생을 마감한 노베첸토.
살아 있는 동안 단 한 번도 육지 땅을 밟아 본 적 없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그가 사람들을 통해 읽은 것들로 세상의 지도를 그려나가는 동안 나는 그의 삶을 그려가 봤다.
모든 세상을 집약해 놓은 배.
그 배를 타고 유럽에서 아메리카를 향해 가는 다양한 사람들.
그 사람들이 품고 있는 세상의 이야기를 들으며 세상을 그려갔을 노베첸토.
이 천재의 삶을 누가 이해할까...
배에서 내려서는 세 번째 계단에서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되돌아 서는 그의 마음을 가늠하지 못하다
그의 말을 들으며 깨달아지는 게 있었다.
세상엔 자기 분수를 모르고
자기 자신의 그릇을 모르고 날뛰다 패가망신하는 이들이 많다.
그들에게 노베첸토의 이야기를 들려준들 이해를 할까...

그래서 난 마법을 걸었지.노베첸토의 마법을 나는 내 인생에 걸 수 있을까?
아니 지금껏 그 마법을 걸면서 살아왔을까?
내가 누릴 수 있는 만큼만 만족하며 사는 삶.
그 이상을 가늠하면서도 마법으로 물릴 칠 수 있는 용기의 삶을 나는 살아가고 있을까?
노베첸토는
이 심란한 세상에 잠시 머물다간 천사였다.
국적도, 이름도, 땅 한 평도 누릴 수 없었지만
버지니아 호만큼의 공간에서 꿈을 이루기 위해 아메리카 대륙을 향해 떠나는 수많은 사람들을 지켜보며
그들에게 형용할 수 없는 음악으로 위로를 전해준 천사...
신의 부탁으로 잠시 현실에 머물렀던 음악의 신.
얼마나 많은 이들이 노베첸토의 피아노를 들으며 자신을 추슬렀을까...
들리지 않는 선율이 내 마음에 흐른다.
벅차고, 감동적이며, 잔잔한 피아노의 음이 마음에 흘렀다.
듣지 않아도 알 거 같은 그 음악들이 노베첸토와 함께 불균형을 이루며 살아갈 것이다.
그의 오른손들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