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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복수의 칼날은 차갑게 1 ㅣ 복수의 칼날은 차갑게 1
조 애버크롬비 / 황금가지 / 2025년 12월
평점 :

"카프릴의 도살자가 내게 사람을 죽이는 걸 도와달라고 하다니. 오르소 공작과 아주 가깝게 지내는 놈들만 아니라면..."
"그놈이 마지막이야."
카프릴의 도살자라는 별명을 가진 용병대장 몬자 머카토에겐 베나라는 동생이 있다.
승전보를 전하러 오르소 공작을 만나러 간 몬자와 베나.
그들이 오르소 공작을 만나러 가는 첫 몇 페이지는 시시껄렁한 농담과 이름이 착 감기지 않는 등장인물들로 몰입감이 떨어졌다.
그래서 약간 실망을 하던 차에 정말 느닷없이 시작된 피비린내 진동하는 살육의 현장이 펼쳐진다.
눈앞에서 동생이 난도질당하고 테라스에서 내던져지는 걸 보며 목이 조여오던 몬자 역시 비참하게 칼에 찔려 테라스에서 던져진다.
떨어지면서 그녀는 동생의 시체에 머리를 부딪히는 행운(?)을 얻고 쓰레기 더미로 떨어지지만 온몸의 뼈는 가루처럼 부서져버린다.
너무 유명해져버린 냉혹한 용병대장.
그녀를 고용한 공작은 의심이 많고 질투가 많은 인간이었다.
위험요소가 제거되자 가차 없이 몬자를 죽여버리기로 한다.
판타지에서 응당 등장하는 마법으로 살아나겠지?
마법사 아니면 무슨 전설의 도움으로 재기하겠지?라는 상상을 뒤엎은 <복수의 칼날은 차갑게>의 세상은 지극히 과학적이다.
몬자는 뼈들로 공간을 꾸며놓은 뼈도둑에 의해 살아난다.
부서진 뼈를 맞추며 자신의 솜씨를 뽐내던 뼈도둑에 의해 목숨은 구했지만 다리는 짧아졌고, 절뚝거리고, 오른손은 영영 사용하지 못하게 되어 장갑을 낀다. 온몸에는 수술 자국으로 줄이 그어져 있다.
그녀는 자신을 감금한 뼈 도둑에게서 복수를 위해 달아난다.
그녀와 베나가 몰래 숨겨둔 금화로 그녀는 자신과 함께 복수할 이들을 모은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북부를 떠나 스티리아로 온 콜 시버스
이름과는 영 딴판인 프렌들리
독물학자 모비어와 그의 조수 데이
한때 몬자의 스승으로 천검단의 대장이었지만 이젠 알코올 중독자가 된 코스카
정보원 비타리등이 몬자의 목록에 있는 자들을 죽이는데 동참한다.
<복수의 칼날은 차갑게>는 다크 판타지로 피비린내 나는 전투와 냉혹한 권력 다툼을 다루고 있다.
강인한 여전사이지만 동생을 눈앞에서 잃고,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몬자는 어딘지 결함이 있는 이들을 모아 자신을 그렇게 만든 이들에게 처절한 복수를 감행한다.
조 애버크롬비는 영화 편집자이자 작가로서 그의 냉소적인 유머와 사실적인 전투씬은 다른 판타지 작품들과 다른 느낌을 준다.
중세인지 미래인지 알 수 없는 배경은 과학적 사고로 이루어진 세상이다.
중세의 이미지를 차용한 배경은 <왕좌의 게임>과 비슷한 듯 다르다.
잔인한 복수 장면은 예상치 못한 묘사로 머릿속에서 영화처럼 재생된다.
한 명 한 명 타깃을 잡아 복수를 하는 몬자와 그녀의 일행들이 느끼는 감정들이 여정의 끝에서 어떻게 마무리될까?
현재 제임스 카메룬 감독이 레베카 퍼거슨을 주연으로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한다.
1편을 읽은 느낌은 게임 속 세상에서 복수를 위해 팀원들과 함께 으쌰으쌰 했지만 어디서 누군가가 뒤통수를 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남아있다.
돈으로 뭉친 인생들이 길게 가는 꼴을 본 적이 없는지라.
이젠 예전 같지 않은 몸으로 복수를 감행하는 몬자의 주변인들이 고이 그녀와 함께 하리라 믿지 못하겠다.
그러니 또 다른 배신의 기미를 보이는 이가 있어서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마법이 없는 판타지라 그런지 더 마음이 조여온다.
<왕좌의 게임>의 세계관을 좋아하는 분들
마법보다는 현실적 싸움, 권력, 배신의 세계를 좋아하는 분들
복수극과 인간 심리에 관심 있는 분들이 재밌게 즐길 수 있는 판타지 물이다.
한 마디로 <복수의 칼날은 차갑게>는
다크 판타지 + 복수극 + 인간 심리 탐구라고 말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