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과 각본집
민규동.김동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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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각본은 원작에 대한 오마주이면서 동시에 독립적인 또 다른 우주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이 영화에서 보신 조각은 이미 많은 것을 잃고 난 후의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각본에는 그녀가 왜 '손톱'에서 '조각;이 되었는지, 무용이라는 이름의 개와 어떻게 만났는지, 투우가 25년 동안 무엇을 찾아 헤맸는지에 대한 더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각본집을 본다는 건 애초에 많은 걸 상상해야 한다는 뜻이다.

시작부터 마지막 한 장까지 남김없이 읽었다.


원작을 2번 읽었는데 내 머릿속 파과와 각본집은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읽기 시작하면서 비교하는 마음이 사라졌다.

소설과 각본은 전혀 다른 것이었다.






각본집은 원작의 또 다른 해석이었다.

각본집을 읽고 나서 영화를 봤다.

여기저기 날려버린 이야기들이 허공에 떠 있다.

생략과 압축의 힘이 영화에 담겼다.

각본집은 그 영화에서 못다 한 이야기였다.


원작을 읽으며 떠오른 이미지는 윤여정 배우였다.

조각의 느낌에 딱 맞는.

그러나 영화를 보니 이혜영 배우의 모습이 각인된다.

강렬함과 목소리의 힘이 조각을 조각으로 만들었다.


각본집을 보면서 내가 보지 못했던 것을 이미지로 이끌어 낸 모든 제작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소설, 영화, 각본집 이 세 가지 모습의 이야기가 조각을 완성해 냈다.

<파과>라는 이야기에 숨어 있던 많은 캐릭터들을 제대로 만나고 온 기분이다.


글에 이끌려서 미처 그 이면을 생각해 보지 못한 나에게 <파과 각본집>은 다른 세상을 보여줬다.

파과의 원작에서 나는 조각만을 기억했다.

파과의 각본집에서 나는 투우와 강선생과 류와 해니 그리고 장비를 각인했고, 해우(초엽)의 존재감을 느꼈다.

그리고 방역된 사람들의 모습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영화 속에서 투우가 끄적이던 그림들과 글이 담겨서 투우에 대해 좀 더 알게 된 느낌이 든다.

영화 속 스틸컷과 비하인드 컷을 보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원작자인 구병모 작가의 말에서 영화가 개봉될 때까지 각본집을 못 봤다는 사실이 이 각본집에 새로움을 추가한다.

그만큼 온전히 영상화하기 위한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진 각본집이라 더 의미가 있는 거 같다.


각본집은 두 번째 읽는 건데

소설과는 다른 맛이 있는 거 같다.

아주 짧은 이야기를 각본으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글 쓰는 분들에게도 좋은 공부가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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