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선 궁궐 일본 요괴
조영주 지음, 윤남윤 그림 / KONG / 2025년 6월
평점 :

"경회루를 살려놔."
캇파는 물속에 산다는 일본의 요괴다.
머리에 접시 모양으로 움푹 파여 있는데 그곳에 맑은 물이 고여있다.
이 캇파가 임진왜란을 틈타 조선으로 넘어온다.
전쟁으로 난리 난 조선의 궁궐을 거닐다 경회루에 반하고 만다.
경회루 연못엔 커다랗고 맛 좋은 잉어들이 캇파의 식사가 된다.
아름다움을 누리는 것도 잠시. 경회루는 불에 타고 만다.
잿더미가 된 경회루의 모습. 언젠간 복원될 거라 믿는 캇파는 맑은 물을 찾아다니고 가끔 민가에서 오이를 훔쳐 먹으며 지낸다.
어느 날 왕이 궁궐로 돌아왔고, 캇파는 이제 궁궐이 다시 지어지기를 기다린다.

왕이 돌아오고 전쟁이 끝났어도 궁궐은 지어지지 않는다.
캇파는 임금을 찾아가 궁궐을 다시 지으라 하지만 왕은 그럴 수 없다고 말한다.
조선의 임금은 왜 궁궐을 다시 지을 수 없었을까?
하이브리드 팩션 동화!
화려한 그림이 때론 신비롭고, 때론 잔혹하고, 때론 아름답게 그려진다.
궁궐을 재건하는 데 힘쓰지 못하는 왕의 속 사정과 그것을 같이 알아내려는 캇파의 도움은 결국 경복궁의 재건을 돕지는 못했다.
경복궁은 고종 때 재건되었으니까...
캇파와 조선 왕의 우정.
우리 뇌리에 뿌리내려져 있는 선조에 대한 이미지가 이 책에서는 조금 다르게 표현된다.
왕이 될 서열이 되지 않았던 아이가 눈치만 보면서 살아온 힘으로 왕이 던진 물음에 신중하게 대답한 것이 눈에 띄어 왕이 되었다.
그러나 왕이 되어서도 신하들과 눈치 게임을 하다 왜란을 맞았다.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나약한 왕.
그런 왕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성주신.
그 성주신을 다시 만나기 위해서라도 경복궁을 다시 짓고 싶었던 왕의 바람은 당대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재밌는 상상력이었다.
요괴인데 너무 잘생기게 그려서 실제 캇파 이미지를 찾아보곤 실망했다.
일본 내 캇파의 이미지는 골룸의 녹색 버전이라고 나 할까~
아이들과 같이 읽어도 좋겠지만 그림이 살풍경한 부분이 있어서 초4 정도는 되어야 감당할 수 있을 거 같다.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만들어 낸 이야기라 신선미가 있었다.
일본 귀신들이나 요괴들 무서운 거 많은데 이 책에 나오는 캇파는 무섭지 않아서 다행이다 싶다.
경회루에 반한 요괴라니~
그래서 일본으로 돌아가지도 않고 경복궁이 재건될 때 흥선대원군을 찾아가서 고맙다고 인사하는 인사성 밝은 요괴 캇파.
아직도 경회루에서 성주신과 함께 우정을 나누고 있을까?
경회루에 가면 캇파의 흔적을 찾아볼 거 같다.
좀 더 매운맛 버전으로 시리즈가 나오면 좋겠다.
궁궐처럼 귀신들이 많은 곳은 없을 테니..
책의 제목은 장강명 작가님이 지어 주셨다고 한다.
직관적이고 단순하다.
경복궁에 오이 밭 터가 있고, 일본 접시가 나왔다는 이야기에서 출발한 <조선 궁궐 일본 요괴>
캇파가 조선에 머물면서 어떤 새로운 이름을 얻었을까?
나는 그것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