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나에게 다정한 글을 써주기로 했다 - 자기 긍정과 마음 치유를 위한 글쓰기 필사 노트
김애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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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겐 필사가 꼭 그렇습니다. 매일 5분의 시간을 들여 책 속 문장들을 진지하게 음미하고 표현을 곱씹으며 노트 가득 글씨를 따라 적다 보면, 어떤 예기치 못한 불행이 찾아와도 나를 지킬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거든요.



작년부터 필사의 물결이 거세게 밀려왔다.

워낙 악필인 나로서는 도전할 수 없는 취미였다.

그러다 작년 말부터 나도 뭔가를 손으로 적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글씨야 쓰다 보면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과 손글씨가 주는 집중력과 뭔가에 몰두하고 싶은 마음이 연말이 다가올수록 점점 커져갔다.

아마도 시국의 탓도 있었다.

좀체 마음이 안정되지 않고, 책을 읽어도 집중이 어려워서 이책 저책 뒤적거리기 일쑤였다.

마음을 다잡고자, 새로운 취미를 만들고자 도전했던 필사.

혼자서 하면 그냥 흐지부지될까 싶어 #다정필사단 에 도전했다.

<나는 매일 나에게 다정한 글을 써주기로 했다> 제목부터 위로가 되는 책을 받아 들고 여기 적힌 문장들이 과연 나에게 어떤 위로가 될지 궁금했다.




한 페이지에는 필사할 문장과 그 문장에 대한 작가의 느낌을 담아냈고, 옆 페이지엔 직접 필사를 할 수 있는 노트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이다. 책에 글을 적어 보는 일은.

밑줄과 형광펜 하이라이트는 해봤어도 이런 적은 처음인데 쾌감이 인다.

필사를 하면서 생각해 보니 나는 사는 동안 나에게 다정하지 못했다.

그저 다그치기만 했다.

좀 더 열심히 못해?

너가 그렇지 뭐...

너는 작심삼일이야.

너는 왜 그거밖에 못하니?

남들 다할 때 넌 뭐 했니?

너는 노력 부족이야.

나를 향했던 무수한 말들 중에 나를 칭찬하거나 위로한 말들은 없었다는 걸 이 책의 문장들을 읽고 쓰며 깨달았다.

누군가가 발췌한 문장들 속에서 나는 왜 이렇게 나에게 인색했을까? 싶은 마음에 울적해졌다.

그냥 괜찮다는 말조차도 나에게 하지 못했던 어린 내가 저만치서 울고 있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실수를 실수로 남겨두고 싶지 않았다. 실수를 시작으로 만들고 싶었다.

정해심, 오늘도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삽니다 중.




지난 시간이 나에 대한 나의 실수라면 지금부터는 나에 대한 시작으로 만들고 싶다.

매일 내가 읽는 책에서 좋은 문장들을 만나면 나에게 해주는 말로 생각하고 싶다.

누가 나에게 다정한 말을 해주지 않아도 내가 나에게 다정한 말을 해주면 되는 거였다.

나를 가장 잘 아는 내가 해주는 다정한 말들은 앞으로 나를 얼마나 바꿔 놓을까?

나는 남들에게는 좋은 말들을 권할 줄은 알았지만 나 자신에게 권할 줄은 모르고 살았다.

이제부터 나는 나에게 주는 문장들을 수집하고 싶다.

이 리뷰를 쓰기 전까지는 나처럼 실수투성이의 시간대를 살아가는 조카들에게 들려줄 문장들을 모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리뷰를 쓰다 보니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내가 더 시급(?) 하다는 생각이 든다.

글씨를 쓴다는 걸 오랜 시간 잊고 살았다.

악필이라는 핑계를 대고 나는 키보드에게 그 자리를 내어주고 말았다.

바보 같은 생각이었다.

지금부터 잊고 있던 나의 기능 하나를 되살리자라고 다짐한다.

글씨 좀 못 쓰면 어때?

나만 볼 건데!

책을 읽다 만나는 좋은 문장들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내 것으로 만들어야겠다.

좋은 문장들을 이렇게 꼼꼼하게 담아주신 작가님에게도 감사드린다.

명언들도 좋지만 이렇게 누군가의 생각 속에서 피어나는 문장들이 내겐 더 좋게 와닿는다.

매일 5분씩 나를 키우는 문장 쓰기를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

키보드 말고 손글씨로 나에게 좋은 말들을 선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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