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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다미 넉 장 반 타임머신 블루스 ㅣ 다다미 넉 장 반
모리미 도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25년 3월
평점 :

"스승님도 타임머신을 타고 온 줄 알았거든요. 히구치 선배는 이십오 년 뒤에도 시모가모 유스이 장에 있으니까요.... 아, 이런 거 말해도 되나."
<다다미 넉 장 반> 이번엔 타임머신이 등장한다.
무더운 여름 주인공의 방에만 있는 에어컨 리모컨이 오즈 때문에 콜라에 빠져서 사망한다.
리모컨을 살려보려 했지만 실패한 그들은 에어컨 없이 뜨거운 여름을 보내야 한다.
영화 동아리 '계'에서 영화를 찍고 있는 아카시 군은 시모가모 유스이 장의 주인집을 빌려 영화를 찍기로 하고 전작에 나왔던 인물들이 총 출연해 영화를 찍는다. 영화 내용이 묘하게 앞으로 생길 일을 미리 예고하는 거 같다.
다음날 유스이 장 복도에 처음 보는 사람이 나타난다.
촌티 만발한 남자는 히구치를 보고 슬며시 도망을 가고 사람들은 이상한 남자라 생각하고 만다.
그들은 복도에서 이상한 기계를 발견하고 그것이 타임머신이라는 걸 알게 된다.
주인공은 타임머신을 타고 어제로 가서 리모컨을 가져오자고 한다. 그러면 리모컨 고장으로 에어컨을 켤 수 없는 고통에서 해방된다는 단순한 생각이었다.
그래서 오즈와 히구치 하누키 세 사람이 먼저 어제로 떠난다.
그들은 과연 리모컨을 가져오게 될까?
그들이 리모컨을 가져오면 과거가 바뀌게 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과거를 바꾸면 시간대에 문제가 생긴다는 생각을 하게 된 남겨진 사람들은 불안감을 가지고 어제로 떠난 사람들을 기다리는데 그들은 오지 않고 타임머신만 도착한다.
도대체 어제로 간 그들에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전 타임머신을 타고 이 시대를 견학하러 왔을 뿐이니까요. 여러분이 멋대로 타임머신을 쓴 거잖아요? 그런데 제 잘못인가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글로 옮겼을까?
이 다다미 넉 장 반 시리즈는 읽을수록 감탄하게 된다.
이 작가님 천재가 아니고서야 이런 스토리를 엮어낼 수 없다!
가볍게 읽는 소설이라 생각했는데 읽으면서 심오해지는 이 분위기 뭐지?
히구치와 오즈의 존재는?
"미래는 자기 손으로 쟁취하는 거예요."
자신의 인생이 오즈 때문에 망가졌다고 생각하는 주인공에게 미래의 촌티가 미래로 떠나면서 해준 말이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아무리 기회가 주어져도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결코 이룰 수 없는 것이 미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오즈 때문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 때문에 다다미 넉 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그걸 깨닫게 된다면 주인공의 신변에 많은 변화가 생길 거 같다.
산만하다고 생각했던 이야기는 나름 진정성을 가지고 있었다.
단순한 재미만 생각했던 이야기에서 감춰진 진짜를 보았다.
미래는 내 손으로 쟁취하는 것.
오즈는 방해자가 아니라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주인공을 도와주는 조력자였다.
<다다미 넉 정 타임머신 블루스>에서 주인공은 이제 서서히 자기 자신을 깨닫게 되는 거 같다.
앞으로의 이야기는 더 풍성해질 거 같아서 기대가 된다.
그나저나 아카시의 남편은 누구일까?
내가 예상하는 그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