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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나비와 마법의 돌
서정아 지음, 니카 차이코프스카야 그림 / KONG / 2024년 12월
평점 :

"용기를 내. 꼬마야. 과거도 미래도 중요하지 않아. 어려움에 부딪혔을 땐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야 해."
숲에서 책을 읽다 잠든 파디야.
깨어보니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있네요.
더 어두워지기 전에 집에 가려고 서두르다 그만 길을 잃고 맙니다.
길을 잃은 파디야의 앞에 숨골에서 신비한 빛이 흘러나오죠.
그 빛을 따라간 파디야는 전혀 다른 낯선 숲으로 빠져들고 맙니다.
이상한 숲속으로 빠져버린 파디야는 집에 갈 수 있을까요?

"소녀야, 집에 가고 싶지? 집으로 가려면 투명 나비를 찾아. 마음의 새장에 갇힌 새를 풀어주면 너를 그곳으로 데려가 줄 거야."
파디야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아가는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른이 되어 방황했던 감정들이 떠오릅니다.
내가 여기 왜 있는지 모르겠고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모르겠고
누굴 믿어야 할지 모르겠고
내가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자꾸 깨닫게 되고
내가 과연 잘 살고 있는지를 알 수 없어서 방황했던 그런 나날들...
파디야를 따라가다 보면
내가 선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을 인도해 주는 새를 따르는 여정은
스스로와의 대화를 멈추지 말고, 나의 무의식이 인도하는 길을 따라가라는 마음의 소리를 찾는 과정이 아닐까요..
파디야는 투명 나비를 찾아야 이 숲에서 벗어나 집으로 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투명 나비를 찾기 위해서는 8개의 숲의 돌을 모아야 합니다.
이 8개의 숲의 돌을 찾는 파디야의 여정은 인생에서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 같습니다.
"빛과 어둠은 쌍둥이예요."
"여행이란 말이다. 결국 내가 뭘 잘할 수 있는지 알게 되는 거란다."
"꼬마야 모두 태어날 때부터 각자의 자라나는 속도가 정해져 있단다. 너답게 너의 속도대로 가다 보면 네가 원하는 걸 얻게 될 거야."
"상처받은 마음을 따뜻한 마음의 햇볕에 말려 치료하는 중이란다."
"아무도 없는 깜깜한 사막을 걷는 건 힘들고 막연한 일이지만 저 멀리 앞서 걸어가는 사람의 불빛을 보고 따라가면 어느새 사막에도 새로운 길이 생기게 되지."
"여럿이면서 동시에 하나예요."
이야기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파디야가 나무처럼 뿌리를 내리고 나무뿌리와 연결되어 뿌리로부터 전해오는 모든 것들을 느끼는 장면입니다.
너무 아름다운 장면이었고, 그 한 장면으로 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돌멩이를 주워 감사한 일 한 가지씩을 생각하며 하나씩 버리면서 절망감을 극복하는 장면도 참 좋았어요.
저도 이 방법은 직접 해보고 싶어지더라고요..
인디언 소년 테쿰세와의 우정
그리고 드디어 투명 나비를 만나게(?) 되는 파디야!
아이들을 위한 동화이면서 어른들을 위한 동화였어요.
이 이야기를 지은 서정아 작가님은 여행과 책을 좋아하시는 의사 선생님이시고 삽화를 그린 니카 차이콥스카야는 2000년부터 한국에서 활약하는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두 분의 환상 조합으로 태어난 <투명 나비와 마법의 돌>
동화의 탈을 쓴 어른들의 마음 수양이라고 불러야 할 거 같습니다.
따스하고 몽글몽글한 그림도 좋고
기억해두고 싶은 문장들로 이루어진 이야기도 좋았습니다.
동화책이라고 덥석 읽다가 마음이 번쩍 뜨인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