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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어휘력 (양장) - 말에 품격을 더하고 세상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힘
유선경 지음 / 앤의서재 / 2023년 5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5/0209/pimg_7368641354598151.jpg)
말을 죽일 수는 없다
70쇄를 찍어서 양장 리커버로 새롭게 나온 <어른의 어휘력>은 내게 금기를 깬 책으로 기억될 것이다.
노트 정리를 잘해서(공부하고는 무관함) 내 노트 빌려주는 대가로 강의실 자리를 맡아주던 사람도 있었을 정도였는데 그런 좋은 기능을 어느새 상실하고 말았다.
얼마 전 읽은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에서 손웅정 선생은 책에 밑줄 치고, 메모하고, 완전히 내 것이 될 때까지 사용한다고 하셨는데 나는 그 말을 인정하지 못했다.
나는 책에 낙서는 고사하고, 밑줄 긋기도 못해서 붙여 두었던 인덱스도 떼어내는 성격인데 <어른의 어휘력>을 읽으며 그 강박에서 탈피했다.
익히고 싶은 단어들을 공책에 쓰고
인덱스를 붙이다가 형광펜으로 밑줄을 긋고 펜으로 꼬불꼬불한 밑줄까지 그으며 이 책을 읽었다.
곁에 두고 두고두고 읽으리라는 생각에
이 책을 깨끗하게 읽는 건 안 읽은 거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에 아무런 거부감 없이 사용했다.
너무 신났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5/0209/pimg_7368641354598152.jpg)
어휘력은 말뜻뿐 아니라 말맛도 파악하는 능력이다.
내가 상당히 말을 잘못하며 살고 있다는 반성을 하게 만든다. 이 책은.
내가 당연시했던 말들이 틀리거나 무례하거나 쓰지 말아야 하는 말들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를 생각했다.
처음엔 그랬다.
읽다 보니 그런 잘못 들을 고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배웠으니 알차게 써야 한다.
사람을 평가하면서 세를 과시하는 어휘를 쓰지 않도록 조심하자. 인간의 도구화를 피할 길 없는 세상이라지만 이것만 지켜도 영혼을 다치는 사람들이 한결 줄어들 것이다.
주고받는 말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말에 대해서는 반성이 없지만 남에게 들은 말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이유로 상처받았음을 토로한다.
하지만 속담에도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고 했다.
쉽지 않지만
나부터 말투와 어휘들을 고쳐가기로 했다.
말 예쁘게 하는 사람들의 말을 열심히 들으면서 나도 닮아가려고 노력해야지.
이 책에 그은 밑줄과 받아 적은 어휘들을 실생활에서 잘 쓰고 싶다.
나 자신을 위해서...
다시 공부하는 마음이 생겼다.
사진 속에 있는 노트 필기는 다른 노트에 초성별로 정리해야지.
예전 노트 필기 실력을 다시 소환할 때다.
필사가 별건가?
내가 공부한 것들을 잘 정리하는 것도 가장 좋은 필사 방법이겠지.
이 책은 한두 번 읽는다고 읽었다고 할 책이 아니다.
곁에 두고 수시로 꺼내 읽으면서 내 것으로 소화해야 하는 책이다.
교과서처럼 달달 외우면서 내 생활에서 사용해야 하는 책이다.
이 책이 왜 그렇게 많이 인쇄를 하고, 많이 팔렸는지 알 거 같다.
모두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냥 이 책을 읽는 그 자체로 나 자신을 반성하고
내가 받은 말에 대한 상처를 치유하게 된다.
그리고 좋은 말을 쓰고자 하는 생각이 들게 되고 말을 할 때 조금 더 신경 써서 하게 된다.
그리고 사라지는 우리 입말들이 그리워진다..
다시 그 말들을 들을날이 있을까?
책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이제야 몸에 익히는 중이다.
<어른의 어휘력>은 내게 여러 방면으로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준 책이다.
나를 덮고 있었는 어떤 장막을 걷어 준 책이며, 공부하는 재미를 다시 일깨워 준 책이다.
책을 읽다 보면 강렬하게 나를 바꾸게 하는 책이 있다.
내겐 이 책이 그런 책이다.
올해는 책을 읽는 모든 분들이
자신을 바꾸게 하는 그런 강렬한 책을 만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