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의 참새 캐드펠 수사 시리즈 7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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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약간의 생각과 끈기, 인내, 그리고 교묘한 꾀로 인해 그 모든 남자와 여자의 운명이 하루아침에 뒤바뀔 수도 있는 법이다.



1140년의 평온한 봄날 자정.

새벽 기도를 하고 있는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에 갑자기 폭도들이 들이닥친다.

목숨을 구하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해 수도원으로 피신한 사람은 떠돌이 광대 릴리윈.

살인자를 쫓아 수도원으로 쳐들어 온 마을 사람들은 소리 높여 살인자를 내놓으라 하고, 라둘푸스 수도원장은 수도원으로 피신해 왔으니 하나님의 품에 들어온 자를 내줄 수 없다고 대치하는데...





특정한 누군가 악당으로 낙인찍히면, 그다음부터는 희생양이 필요할 때마다 다들 자신들의 판단이 옳다는 확신을 갖고서 그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기 마련이다. 특히 자기네 무리에 속하지 않는 이방인, 뿌리도 친척도 없는 사람은 더없이 좋은 표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성의 목소리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리라.



스크루지만큼 돈에 인색한 아우리파버가 사람들.

새신랑 대니얼은 동네 유부녀와 바람피우는 사이고, 새 신부 마저리는 결혼 첫날부터 시아버지가 다치고, 시댁의 금고가 털리고, 그 소식에 심장마비를 일으켜 쓰러진 시할머니와 집안의 곳간 열쇠를 가진 나이 많은 시누이가 있다.

엄마가 죽고 실질적인 안주인이 된 수재나는 할머니에게 받은 곳간 열쇠를 차고 다니며 집안의 대소사를 모두 감당했으나 시집온 지 며칠 되지 않은 올케에게 곳간 열쇠를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아우리파버가의 하녀 래닐트는 결혼식 피로연에 공연을 하러 온 릴리윈과 사랑에 빠지지만 그가 살인 누명을 쓰고 수도원으로 피신해 있는 바람에 애가 탄다.

그런 찰나에 아우리파버가에 세 들어 살고 있던 볼드윈 페치가 시체가 되어 발견된다.

이 집안에 어떤 액운이 있는 걸까?



"내가 어쩔 수 없이 나락으로 떨어져야 한다면, 혼자 그렇게 되지는 않을 거야."

"죄 없는 다른 인간들까지 몽땅 끌어안고 갈 거라고."



누군가의 희생이 당연한 게 되어버린 일상.

사람 보다 돈을 더 귀하게 여기는 사람들.

여러 가지 불안한 여건 속에서도 자신이 있어야 하는 자리를 지키거나 찾아내는 사람.

그로 인해 탄탄할 거 같았던 자신의 자리가 무너진 사람.

아무런 보상도 없이 쫓겨나야 하는 사람의 울분과 분노.

남의 비밀을 캐러 다니는 사람.

입을 잘 못 놀려 자신에게 해를 입히게 되는 사람.

이 모든 것들을 이겨 버리는 '사랑'

그럼에도 버리지 못하는 '욕심'

그냥 도망치지 그랬니..

그랬으면 끝까지 쫓아가진 않았을 텐데..

거기서 머뭇 거리는 바람에 도망갈 시간을 놓쳤잖아...

나는 응원했었다.

당연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캐드펠 수사가 기지를 발휘해서 무사히 그들의 사랑을 지켜줄 거라 믿었다.

이번엔.

아니었다...

인생은 타이밍이야.

고집만 부리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현재까지 캐드펠 수사 7편을 읽었는데 그중 가장 안타까운 이야기였다.

.

.

.

라고 생각했다가 되짚어 보니 '진정' 죄를 짓고 무사히 풀려난 사람은 없었다.

어쩌다 우발적이거나 정당방위였던 사람들이 캐드펠의 '특혜'를 받았을 뿐이지.

그러니 죄의 대가는 반드시 주어지는 법이다.

중요한 건 착하게 사는 것. 그러나 만만하게 보이지 말 것.

쉽지 않은 일이나 실천하며 살아야 하는 생활 방식이다.

그리고.

내 삶을 그리 만든 건 바로 나라는 사실을 또 한 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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