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플라이트
줄리 클라크 지음, 김지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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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여자들의 진실은 남자들의 진실과 일치하지 않을 때 철저히 무시된다.



상원 의원 출마를 앞둔 남편을 둔 클레어의 인생은 눈부시게 빛나는 인생이다.
흔하게 말하는 성공한 사람의 타이틀이 그녀에게 달렸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클레어는 폭력적인 남편에게 맞고 산다.
정치계에서 유력한 가문의 아들은 대외적으로 가장 신뢰받는 남자다.
그의 민낯을 아는 이들은 침묵으로 일관한다.
홀로 외롭게 싸우던 클레어는 도망치기로 한다.
완벽한 계획을 세우고 결전의 그날이 왔을 때 클레어는 남편이 계획을 틀어버렸다는 걸 알게 된다.
그가 클레어의 완벽한 '사라지기' 계획을 알게 된 걸까?


버클리대 화학과에 다니던 이바는 풋볼팀 쿼터백인 남자친구의 요구에 의해 그를 위한 마약을 제조해 준다.
인기남의 여친이라는 타이틀을 놓치기 싫어서 거절하지 못한 죄로 그녀는 퇴학당한다.
그런 그녀에게 마약상의 부하 덱스가 다가온다.



ㅡ 나는 지금 이름도 없고, 계획도 없고, 돈도 없는 처량한 신세다.


인생엔 선택의 여지가 많다.
예전 냉장고 카피로 유명했던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한다]처럼
인간의 삶은 순간의 선택으로 평생을 좌지우지 당하는 경우가 많다.

클레어도 이바도 자신들이 선택한 삶의 고통을 충분히 받았다.
그리고 그녀들은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다른 선택을 하려고 용기를 내었다.
그러나 만만치 않은 삶의 여정은 그녀들을 궁지로 몬다.


ㅡ 휴대폰을 내려놓고 뒷걸음질 치는데 공포가 온몸을 관통한다. 마치 그 자리에서 다니엘의 손이 뻗어 나와 내 몸을 낚아챈 다음 로리가 기다리는 뉴욕을 끌고 가기라도 할 듯이.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클레어와 이바는 서로의 비행기표를 바꾼다.
절박함에 처해있던 두 여자는 앞뒤 따지지 않고 자신들을 쫓는 이들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비행기표를 바꿨다.
그러면 모든 게 잘 될 거라 생각했지만 그 급박한 상황에서 상대가 하는 말의 진실은 어느 정도일까?





이바와 클레어 두 여자의 시점으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이야기는 매 페이지마다 긴장감이 흘러넘친다.

아주 조마조마해서 미칠 거 같다.

이바의 인생도, 클레어의 인생도 모두 자신들이 선택한 남자들에 의해서 망가졌다.

도망치기까지도 여러 해가 걸렸고, 드디어 그날이 왔지만 그것마저도 계획대로 되지 않았던 이바와 클레어.
그 두 사람의 운명은 어떻게 흘러갈까?


ㅡ '힘든 상황이 밀어닥쳤을 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정면 돌파뿐이란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더라도 한 걸음 떼어 놓으면 다음 걸음이 이어지게 마련이니까. 그러면 그다음 걸음도 계속 이어지게 되어 있단다.'


그 어떤 상황도 정면 돌파가 가능할까?


번지르르한 외향만 보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르고 그저 보이는 모습이 전부라 생각하는 사람들.

그것의 대가는 나 자신의 부재다.



클레어와 이바의 이야기를 읽으며 들었던 생각은 세상엔 수많은 여자들이 폭력으로부터 빠져나오려고 얼마나 노력하고 있을까였다.

지금 어딘가에서 클레어와 이바가 새로운 인생을 위해 또 다른 선택을 하고 있을 거 같다.
부디 그녀들의 그 새로운 계획과 선택이 절실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랄 뿐이다.





이제야 만나게 된 줄리 클라크는 내게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작가가 되었다.
마지막 페이지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읽게 만드는 힘을 가진 작가다.

끝물인 여름의 잔재를 시원하게 지워낼 작품 <라스트 플라이트>



쫄깃한 이야기가 고픈 분.
앉은 자리에서 책 한 권 뚝딱 읽고 싶은 분.
주말에 즐독할 책이 필요하신 분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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