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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 축일 ㅣ 캐드펠 수사 시리즈 4
엘리스 피터스 지음, 송은경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8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820/pimg_7368641354401609.jpg)
열정적인 젊은이일수록 어른이라면 뒤돌아설 지점을 넘어가 위험할 정도로 쉽게 모험에 빠져버리는 법이다. 그리고 영리할수록 더 상처받기 쉬운 것이 또한 젊음이니....
<성 베드로 축일> 장을 앞에 두고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과 슈루즈베리 시는 축일장에서 거둬들이는 세금으로 인해 의견차를 보이고 새로 부임한 수도원장은 일말의 재고도 없이 법대로 처리하겠다고 선언한다.
마을 청년들은 수도원의 처사에 반기를 들고 장사를 하러 온 상인들에게 수도원에 내는 세금에서 얼마를 슈루즈베리 시에 내놓으라고 건의하다 상인 한 사람과 시비가 붙고 축제장은 싸움터로 변해버린다.
시장의 아들 필립은 거상인 브리스틀의 토머스에게 맞아 기절을 하고, 토머스의 조카 에마가 나서서 외숙을 진정
시켰지만 축일장을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캐드펠 수사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820/pimg_7368641354401611.jpg)
누구도 고의적으로 덫을 놓지 않았으나, 그럼에도 덫이 존재하는 셈이었다. 그리고 그 덫은 한순간 빛을 내면 튕겨 오를 터였다.
<캐드펠 수사 시리즈> 벌써 4번째권을 읽었다.
머릿속에서 장면들이 또렷하게 재생되면서 새로운 인물들을 그리기 바쁘다.
이 시리즈에 나오는 여성들은 주관이 뚜렷하고, 위기에 능하고 당차다.
새로운 인물인 에마 역시 상인의 딸이지만 귀족의 딸보다 강단 있으면서 우아하다.
중세 시대 여성들에게 저 정도의 재량이 있었을까? 싶으리만치 거침없고 영리하며 결단력이 있다.
자칫 좀도둑의 소행처럼 보인 살인사건의 내막엔 엄청난 음모가 도사리고 있고, 그 비밀을 지키기 위해 에마가 택한 방법은 아주 위험하고 용감한 것이었다.
내가 그런 위험에 처했다면 나는 그런 용기를 낼 수 있을까?
이미 휴 베링어의 반전에 놀란 적이 있어서 등장하는 새로운 인물마다 어떤 반전을 가지고 있을지 기대된다.
조용하고 평화로워야 할 수도원을 둘러싸고 살인사건이 자꾸 일어나는 건 수도원 터가 나쁜 것일까? 아니면 그곳에 캐드웰이 있어서일까?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의 왕위 쟁탈전은 끝나지 않았고, 곧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거 같다.
산전수전 공주전까지 다 겪은 거 같은 캐드웰 수사의 과거는 어디까지 전개될지, 본격적인 왕위 쟁탈전이 시작될 거 같은 분위기로 보아 내전이 코앞에 와 있는 거 같은 분위기 때문에 다음 편들이 더더욱 궁금해진다.
몇 페이지 읽자마자 범인에 대한 감이 왔지만 그것을 교묘하게 피해 가려는 작가의 솜씨를 감상하는 맛이 더 달콤해져서 좋았다.
살인사건으로 사건 해결을 위해 맹렬하게 달려가지만 그 안에 꼭 필요한 '사랑'을 담아 놓는 작가님의 안배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모질디 모진 최신 스릴러에 물들어서 웬만한 사건 앞에서 눈도 깜짝 안 하는 내 마음에
스릴과 사랑과 우정을 마음껏 들이켜게 해주는 이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낭만 가득한 추리소설이랄밖에.
이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추리소설을 즐기며 재미와 감동을 느낄 수 있다니 정말 책태기에 물들었던 마음에 단비가 내린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