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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것들 ㅣ 네오픽션 ON시리즈 26
기에천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6월
평점 :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인형 하나쯤 다 있을 것이다.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인형들..
<귀여운 것들>은 전혀 귀엽지 않은 이야기다.
한때는 귀여운 토끼 인형이었던 깔랑
팔이 네 개 달린 불량품 그로테
혹이 달린 쥐
사람에게 즙을 내어주기 위해 사육당한 곰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여자
교복에 몸에 붙어버린 이희지.
종잡을 수 없는 등장인물처럼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가 잔혹하게 흐른다.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무엇을 말하는지 알 거 같은 이야기다.
주인에게 사랑받다 어느 한순간 버려진 인형들이 겪는 참혹한 일들
그들을 그렇게 만든 건 누굴까?
자신의 아름다움을 위해 지점토 인형을 매일 부수고 다시 못생기게 만들어서 자신이 아름다움을 빛나게 하는 검은 여자
어떻게 유대감을 쌓는지 배우지 못해서 새로운 인형이 들어올 때마다 조각조각 찢어놓는 지점토 인형의 잔혹함은 의식하지 못한 것이라 더 잔인하게 느껴진다.
이 이야기 어디에도 정상적인 건 없다.
그저 잔혹하고 피 튀기고 삐뚤어진 비정상만 보인다.
정상적이지 않기에 정상이라는 느낌이 어떤 건지를 더 느끼게 해주는 게 장점이라고나 할까?
불타버린 집에서 뼈만 남아버린 쥐처럼
이 이야기에는 '살'이 좀 붙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교함이 빠진 잔혹만 남은 거 같아서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