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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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인생의 페이지를 내일로 넘겨."




기욤 뮈소의 10여 년 전 작품이 개정판으로 돌아왔다.

아직 읽지 못했던 <내일>을 읽으며 바로 이 맛이지! 이게 기욤 뮈소지! 했다.

시공간을 초월한 로맨스가 펼쳐질 거라 생각했는데 갈수록 이야기가 스릴러로 전환된다.

바로 기욤 뮈소가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뮈소만의 장르였다.

달콤하다가 쌉싸름하면서 떨떠름했다가 마지막 달콤함을 안겨주는 맛.

잊고 있었던 맛이었다.

처음에 <구해줘>,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를 읽었을 때의 그 충만함이 되살아났다.

최근작들에 약간 실망했던 터라 더 반가운 작품이었다.

2011년을 사는 남자와

2010년을 사는 여자가 중고 노트북으로 연결된다.

서로 만나기로 했지만 시간대가 영 다른 그들의 만남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실망한 그들은 새로운 사실을 깨닫는다.

그들을 이어주는 건 중고 컴퓨터라는 사실.

매튜는 엠마를 이용해 1년 전에 죽은 아내 케이트를 살려보려 한다.

그러나 그 방식이 아주 파렴치하다.

하버드 철학과 교수가 할 짓은 못되지...

안 그래?




엠마는 와인 감별사다.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고, 쉽게 상처받는 성격이다.

자신이 판 적도 없는 노트북을 샀다는 남자에게 메일을 받고 답장을 하다 보니 궁금해졌다.

하버드 철학과 교수라는데 인터넷을 뒤져보니 꽤 멋진 남자였다.

게다가 부인도 없고...

그러나 그 남자는 약속 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바람맞은 줄 알았는데 서로의 시간대가 달랐을 뿐이었다.

그걸 알고 나자 이 남자가 자기 아내를 구해달라고 한다.

구해줘 말아?


로맨스로 달달했던 마음이 스릴러로 쪼여진다.

사람이 사람의 탈을 쓰고 '사랑'을 위해 어떻게 변질되는지 그 맛을 본 기분이다.

케이트도 매튜도 자신들의 사랑 앞에서 얼마든지 잔인해질 수 있다.

엠마의 정신은 불안정했지만 케이트의 뒤를 쫓으면서 약했던 멘탈이 강해진다.

프랑스 소설이라 그런가?

뭔가 아련미는 없는 거 같다.

달달함 속에 냉철함이 있다.

미래가 바뀐 사람의 기억 속엔 없는 과거의 이야기.

혼자만 바뀐 결과를 알고 있는 사람의 기다림.

다시 시작되는 그들의 시작점에서 과연 이 커플을 응원해야 하는지 망설여졌다.

예전 같았으면 다시 시작되는 이 로맨스가 아름다웠을 텐데..

지금은 매튜의 만행(?)을 보았기에 그게 어딘가에서 불쑥 튀어나오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생겼다.

차라리 각자의 길을 갔어도 좋았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다양한 장르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싶은 분들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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