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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집
리브 앤더슨 지음, 최유솔 옮김 / 그늘 / 2024년 3월
평점 :
이건 게임이야. 기다림에 지친 나 스스로를 다독였다. 상대보다 한 수 앞서면 승자가 되는 마지막 룰만큼은 확실했다. 우리 중 단 한 사람만 이 집에서 살아서 나갈 수 있고, 그가 최후의 1인이 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과거 90년대의 이브와 현재 코니의 이야기가 번갈아 이어지면서 수 십 년 동안 자행된 연쇄살인범을 찾는 이야기다.
이브는 자신의 딸 켈시를 찾아 뉴멕시코주 닐라를 찾아온다.
켈시의 흔적이 딱! 닐라에서 끊겼기 때문이다.
닐라의 주민들은 이브를 경계하고 켈시처럼 난잡한 아이가 어디로 갔는지 자신들은 모른다는 모르쇠로 일관한다.
마을 사람이든 경찰이든 판사든...
그러나 이브는 안다.
켈시가 문제가 많은 아이이긴 해도 이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질 아이는 아니라는걸...
코니는 엄마 이브가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고 집으로 향한다.
이브와의 '생존게임'이 이제 끝난 것이다.
각 주에 버려져서 며칠 동안 거리를 전전하며 살아남아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과거는 끝났다.
그러나 이브는 코니의 쌍둥이 리사에게는 돈과 저택을 물려주고, 코니에게는 알지도 못하는 뉴멕시코주 닐라에 있는 빨간 집을 물려준다.
두 쌍둥이는 만나서는 안 되고, 리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으며, 일 년에 5천 달러만 지급받을 수 있다.
코니는 가진 게 아무것도 없기에 닐라로 향한다.
그래도 집이라도 받았으니 어디냐~
그러나 코니가 도착한 그 집은 온통 망가지고 사람 손이 거의 닿지 않아 살 수 없을 지경이었다.
그런데도 이브는 별채에 관리인을 들였다. 한 달에 5천 달러를 받으며 그곳에 살고 있는 관리인은 집 관리는 전혀 하지 않았다.
게다가 닐라에서는 여성 살해 사건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빨간 집 지하실에서 코니는 절대 발견되어서는 안 되는 것을 발견하는데...
도대체 이브는 무덤 속에서 무슨 게임을 벌이는 중일까?
닐라에 있는 누군가는 여전히 이 살인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까 봐 걱정하고, 무고한 사람은 피해를 보고 있었다.
납치, 강간, 살인으로 얼룩진 닐라라는 마을.
그 마을을 쥐고 흔드는 사람들.
부모의 권유로 15살에 결혼해서 15살에 딸을 낳은 이브.
부잣집 사모가 되었으나 아버지뻘 남자의 성 노리개가 된 이브.
그 상황에서 살아남은 이브.
이브에 의해 여기저기로 보내져서 생존게임을 해야만 했던 코니.
이브의 그 게임의 의미를 알게 되면서 나는 소름이 끼쳤다.
이브는 이 쌍둥이를 왜 입양했을까?
왜 유독 코니에게만 그런 일들을 시켰을까?
과거와 현재의 닐라에서 벌어지는 이브와 코니의 연쇄살인범 찾기!
그러나 마지막 반전은 아무도 예상 못 하지!
이브가 왜 그런 짓을 벌였는지 알게 된 순간의 경악스러움이라니~
집은 여전히 황량했다. 황량하면서도 동시에 악의적이었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놓치지 않은 전개가 꽤 스릴 있었다.
하지만 마무리는 살짝 맘에 들지 않았다.
코니가 그거보다는 잘 할 줄 알았는데 말이지...
이렇게 외진 곳에 있는 마을은 악의 근원이 되기 쉬운 거 같다.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모두가 모른척했던 이유.
그 누구도 끈질기게 파고들지 못하게 하는 마을 분위기.
수많은 여자들이 사라져도 모두가 모르쇠로 상대하는 그곳 닐라.
한 사람이 움켜쥐고 있는 권력
비뚤어진 악마의 행동을 지켜보면서도 아무 말 하지 못하는 비겁
그 공포가 악마에게 점점 더 힘을 준다는 사실을 그들은 정말 몰랐을까?
에로틱하다고 했지만 에로틱하지 않은 하드 고어.
내 독서 인생에 절대 용서할 수 없는 범인만 추가된 이야기.
빨간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