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
자기 땅 한 뙈기도 없지만 그저 몸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이 맘 놓고 살 수 있는 세상은 정녕 없는 걸까?
무지하다고 속여 먹고, 이용해 먹는 사람들뿐인 세상.
어디에도 하소연할 수 없는 사람의 맘.
그저 편하게 자고 싶지만 불편한 침대 하나가 고작인 삶.
예전 주인 집 침대를 가지고 싶어 하는 비토리아 어멈의 욕망.
바에서 술 한 잔의 낙을 앗아간 노름과 감옥.
도시에서든
농장에서든
파비아누에겐 좋은 기억이 거의 없다.
발레리아와의 추억만 있을 뿐.
이젠 그 추억마저도 고통의 기억으로 덮어 씌워져서 슬픔으로 남았다.
브라질 작가 그라실리아누 하무스의 대표작 <메마른 삶>을 읽으며 인간의 삶을 살아내는 원동력이란 '희망'이라는 걸 또 한 번 깨닫는다.
우기와 건기가 번갈아 일어나는 브라질의 기후.
기후 난민이라는 말처럼 땅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언제든 물이 있는 곳으로 이동할 준비를 하고 사는 사람들.
그들의 마음에 '희망'이라도 존재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살아냈을까...
아이들을 앞 날이 자신과 같지 않기를 바라는 부모 마음으로
지금보다는 나아질 거라는 낙관적인 마음으로
그들은 길을 떠난다..
앞으로 이 지구에서 벌어질 일들일지도 모른다..
먹이를 찾아서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의 삶이 곧 인간의 삶이 될지도 모르겠다.
아주 먼 인류의 조상들이 먹을 것을 찾아 이동했듯이
우리에게도 가뭄과 식량난은 앞으로 곧 닥칠 재앙이다.
그래서 이 파비아누 가족의 이동이 남의 일 같지 않다..
그렇기에 그들이 뿌리내릴 땅에 도착하기를 비는 마음이다..
그것이 곧 우리의 '희망' 이기도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