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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조언 - 철학자가 들려주는 내 인생의 해답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안창우 옮김 / 온스토리 / 2024년 4월
평점 :
작년부터 급부상한 쇼펜하우어.
그의 철학이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찰떡같은 말을 들려준다.
얼마 전 <쇼펜하우어 아포리즘>을 읽으며 그가 요즘 트렌드로 앞서 살았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쇼펜하우어의 조언>은 오른쪽 페이지에 짧은 문장과 그 문장에 대한 짤막한 설명이 담겼다.
그리고 왼쪽 페이지에는 읽는 사람의 생각을 쓰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나는 책에 줄을 긋는 것도, 표시를 하는 것도, 메모를 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기에
몇 꼭지를 뽑아서 내 생각을 전하고 싶다.
<다수의 의견이 늘 정의인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다수의 의견은 진리가 될 때가 있다.
다수와 반대되는 소수의 의견은 묵살되기 싶다.
하지만 가끔은 그 소수의 의견이 다수의 무지를 반증할 때가 있다.
가끔 인간관계에서도 그런 일이 있다.
다수가 한 사람을 몰아가는.
그게 아니다 싶어도 다수에 편승하는 순간.
내가 언제든 그 소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체...
<남이 뭐라 하든 신경 쓰지 마라>
인생의 고민 절반 이상이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기에 생긴다. 그걸 신경 쓰지 않으면 인생의 고민 절반이 사라진다는 이 명석한 정의가 묵은 쳇증을 내려가게 한다.
시선 한 끗 차이다.
타인의 시선에 신경 쓰느라 정작 내 시선은 둘 곳 몰라 방황하는 영혼... 은 되지 말자!
<행복은 재물의 문제가 아니다>
행복은 사소함에서 얻는 기쁨에 담겨 있다.
거창하고, 화려하고, 많이 가질수록 허탈하고, 허무하고, 더 갖고 싶을 뿐.
행복은 내가 가진 것에 있지 않고
항상 내 마음 깊은 곳에 잠겨 있다.
꺼내 보기만 하면 될 것이지만... 그거 꺼내는데 한 생애를 다 보내고 말지~
<새로운 지식이 과거의 지식보다 옳은 건 아니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는 말이 있다.
옛것을 복습하고 새로운 것을 안다는 뜻이다.
무조건 새로운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오류에 빠지지 말자.
어차피 그것도 옛것에서 파생된 것일 뿐이다..
<지성을 필요 이상 드러내지 마라>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은 많이 아는 사람일수록 겸손하다는 뜻이다.
정말 많은 부를 가진 사람은 자신의 부를 말하지 않는다.
정말 많이 아는 사람은 조용히 입다물고 살지..
고로 나는 애송이~~~ 야~
<진짜 가치를 알아보는 눈과 지성을 키워라>
나이 들어가면서 가장 갖춰야 하는 덕목이 아닐까.
안목을 갖춘다는 건 짧은 시간에 배워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가령 중고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도 책의 가치를 알아야 보물 같은 책을 찾을 수 있다.
고만고만해 보이는 책이어도 이젠 구할 수 없는 책이라서 독보적인 위치를 가진 책들이 있다.
책에 관심 없는 사람 눈엔 보이지도 않고, 코앞에 놓여 있어도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타인의 시선에 비추어 사람을 사귀면 거짓 인연으로 인생만 너덜너덜해진다.
내 인생의 보물은 타인의 눈으로 찾을 수 없다.
<겉멋이 든 문체는 지양하라>
글을 읽을 때 꼭 내 맘을 들킨 거 같은 글이 있다.
꼭 내 맘에 들어왔다 간 사람처럼 내 감정을 표현하는 글이 있다.
그런 글들은 멋스럽지 않다.
읽긴 읽었는데 뭔 소린지 모르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
뭔가 있어 보이는데 막상 읽고 나면 아무것도 없는 글.
겉멋은 나만 모를 뿐 다른 사람들은 다 안다.
<진짜를 가장한 가짜에 속지 마라>
아! 쇼펜하우어는 시간 여행자였나? 아님 그 시대도 가짜가 판을 쳤나?
요즘 가짜가 진짜를 능가하는 기술 때문에 무엇이 진짜인지 당최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그래서 우리는 일관된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진짜를 알아보는 눈과 지성을 키워야 한다.
정치, 종교, 언론, 가진 자들의 가짜에 속지 말자!
<타인의 행동을 단정하거나 비판하지 마라>
상대방에게 변화를 요구할 때의 지침을 잘 새겨야겠다.
내 생각과 다르다고 무조건 화를 내는 것은 내가 잘 하던 짓인데... 이젠 조심하고 있지만 그래도 또 조심하자!
<고독의 시간을 즐겨라>
그래서 요즘 혼밥족이 늘어가는 건가?
밥 씹으면서 고독도 같이 씹어야 진정한 자아성찰이 이루어지는 걸까?
<교재는 상대의 인품, 절교는 상대의 가치에 따라 결정하라>
인간관계 정리할 때 명심하면 좋은 말.
그러나 그 가치를 어떤 것으로 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듯.
좋은 사람들 곁에 있고 싶다면 좋은 가치를 지닌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뜻으로도 들린다.
<자신의 문체로 글씨를 써라>
남의 것을 베끼는 모방은 창작의 어머니라고도 했다.
어쩜 이것은 인간사에서 계속 되풀이되는 도돌이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진정한 사람은 자신만의 무엇을 가지고 있다.
문체도 마찬가지.
문체는 흉내 낸다고 결코 내 것이 될 수 없다.
모방을 창작으로 바꿀 수 없는 유일한 것이 바로 문체인 거 같다...
왼쪽 빈 페이지에 적어 두면 계속 책을 펼칠 때마다 다른 생각들을 첨가할 수 있겠지만 악필인 내 글씨가 맘에 안 드는 관계로 그리하지 못한 게 안타깝다.
투명 메모지라도 사서 써 붙여놔야겠다.
한 꼭지씩 읽으면서 생각을 정리하기 좋은 책이다.
더불어 책 읽기 버거워 하는 사람에게 책과 친해지라고 선물하기에도 좋은 책이다.
짧은 문장들이 결코 짧지 않은 이야기를 들춰내게 만든다.
바야흐로 21세기에 최적화된 철학자 쇼펜하우어.
그의 말들은 지금을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말들인 거 같다.
*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