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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세계사 - 생명의 탄생부터 세계대전까지, 인류가 걸어온 모든 역사
허버트 조지 웰스 지음, 육혜원 옮김 / 이화북스 / 2024년 3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418/pimg_7368641354264166.jpg)
역사를 좋아했던 나였지만 역사 선생님들은 늘 시험에만 초점을 맞췄었다.
이후에도 역사책을 읽었지만 뭔가 부족하거나, 체계적인 거 같은데 너무 복잡하거나, 너무 길거나, 너무 전문적이었다.
읽어도 읽어도 잘 정리되지 않는 그 기분!
허버트 조지 웰스는 역사학자이고 사회학자이며 과학을 가르친 작가다.
대부분 다른 수식어는 빼고 허버트 조지 웰스라는 이름만으로 우리는 그를 SF 소설의 거장으로 기억한다.
<타임머신>, <우주 전쟁>, <투명 인간> 또렷하게 기억하는 이 세 권의 이야기는 인류 역사에 가장 많은 영감을 준 소설이다.
그런 그가 역사학자로서 세계사를 썼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책은 필독서처럼 느껴졌다.
<인류의 세계사>엔 인류 이전의 지구부터 시작해서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까지의 역사가 담겼다.
인류라는 말이 붙어서인지 '생명'의 탄생으로 시작한다.
일목요연함.
이 책을 읽으며 내내 머릿속을 떠도는 말이었다.
이보다 더 잘 요약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쪽집게 강사의 세계사 강의를 듣는 기분이었다.
필기할 필요 없이 그저 그 페이지에 있는 내용만 숙지하면 되는.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4/0418/pimg_7368641354264167.jpg)
다양한 사진이 첨부되어 있어서 시각적 효과도 탁월하다.
적재적소에서 나타나는 그림들은 이야기의 흐름을 타고 기억 속에 저장된다.
그가 역사를 보는 방식이 편협하지 않아서 좋다.
치우침 없이 역사를 서술하면서 통찰력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 책엔 그 두 가지가 다 담겼다.
현대인에게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남아있다는 사실을 이 책으로 처음 알았다.
척박한 환경에서 적게 먹고도 생존하기 위해 지방을 빠르게 저장하던 그 유전자가 현대인의 비만과 당뇨 유전자로 남아 있단다.
내가 안 먹어도 살이 찌는 이유가 네안데르탈인 덕분이구만~
알파벳과 유일신 사상을 전 세계에 전파한 건 셈족이다.
알렉산드리아엔 무세이온이란 도서관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 이미 증기기관을 고안했다고 한다.
기원전 6세기는 사실 전체 인류 역사에서 가장 놀라운 시기 중 하나였다. 세계 각지에서 인간이 왕권과 신관, 제물의 전통에서 깨어나 아주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2만 년의 유아기를 거쳐 비로소 인류가 청소년기에 도달한 것 같았다.
지구 전체가 이제는 하나의 경제 공동체가 되었다. 세계가 하나가 되어 해결해야 하는 문제도 더 많아졌다. 자원을 적절히 개발하기 위해서는 지구 차원의 종합적인 통제 체계가 필요하다. 과학의 발전은 인류에게 더 많은 힘을 안겨주었다. 현재의 단편적이고 지극히 경쟁적인 관리 방식을 계속 유지한다면 자원을 낭비할 뿐 아니라 인류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인류는 이제 겨우 청소년기에 도달했을 뿐이다. 지금 겪고 있는 문제들은 인류가 늙고 쇠약해져서 겪는 문제가 아니라, 강해진 힘을 아직 길들이지 못한 데서 온 것이다.
SF 소설의 거장답게 미래를 예측하는 그의 말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유효하다.
짧게 추려진 인류의 역사가 그의 통찰력 때문에 빛을 발한다.
대략적인 세계사의 흐름과 인류의 발전에 대해 알아보고 싶다면 이 책이 적당하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나라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칭기즈 칸과 중국의 역사(유럽 대륙에 영향을 준 역사)가 담겨 있다.
이 책을 읽으며 허버트 조지 웰스가 이 시대에 살아서 한류의 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보고 한국의 역사를 다뤘다면 어떤 통찰력을 보여줬을지 궁금해졌다.
세계사 보다 복잡한 이 대한민국의 역사를 그의 시각으로 정리한 역사책이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세상은 전쟁의 폐허가 조금이라도 회복된다면 곧바로 비슷한 참사를 다시 일으킬 것 같다.
그의 예언대로 1차 세계대전 이후 곧바로 2차 세계 대전이 벌어졌고, 그 전쟁 이후 지구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국지전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역시 전쟁 중이다.
전쟁의 역사는 되풀이된다. 인류는 정말 자기 파괴적인 걸까?
웰스가 지금의 상황을 본다면 이전에 했던 말을 또 할 것이다.
"내가 말했잖아. 이 바보들아."
세계사에 관심 있는 분들이 처음 시작하기 좋은 책입니다.
세계사를 체계적으로 훑어보 보고 싶은 분들이 읽으시면 좋은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