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 우리가 놓치는 민주주의 위기 신호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지음, 박세연 옮김 / 어크로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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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크로스 출판사의 ABC 북클럽 두 번째 도서로 읽은 책.

2018년에 나온 책이 이번에 개정판으로 다시 나왔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민주주의의 붕괴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읽으며 세계 최강국이었던 미국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고 5년간 그 위상이 현저하게 떨어진 걸 보면서 우리는 아무것도 배운 게 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두 저자 역시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였던 미국이 차별과 편견의 나라로 자신들의 위상을 망가뜨린 이유를 찾고자 이 책을 썼을 거 같다.



기존 엘리트 집단은 인기 있는 아웃사이더를 받아들여도 얼마든지 '제어'할 수 있으며, 나중에 자신들이 권력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그들의 예상은 어긋나고 말았다. 그들은 두려움과 야심, 그리고 판단 착오라는 치명적 실수로 파멸의 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그들은 권력의 열쇠를 잠재적 독재자에게 기꺼이 넘겨주었다.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에 나왔을 때 공화당은 트럼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가 대통령이 될 거란 생각을 못 했다. 잠깐의 인기몰이가 전부일 거라 안이하게 생각했고, 그 결과 선동꾼이었던 트럼프는 그들의 예상을 뛰어넘어 대통령이 되었다. 노련한 정치인들은 트럼프를 자신들이 제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겠지만 트럼프는 불통의 달인이었다.

선동자이자, 차별과 편견을 퍼뜨리는 자이자, 안하무인의 권력자.

이민자들의 나라에서 이민자들을 쫓아내려 한 정치가.


정당들이 자신들의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판단 착오를 해 문지기로서의 역할을 잘하지 못하면 생기는 일이 바로 민주주의의 붕괴다.

국민은 21세기를 사는데 정치는 50~60년대를 못 벗어나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는 총선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와 같은 과인 불통의 대통을 가진 우리는 정당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국민들이 해내야 했던 매 순간을 다시 떠올려야 한다.


1) 말과 행동에서 민주주의 규범을 거부하고

2) 경쟁자의 존재를 부인하고

3) 폭력을 용인하거나 조장하고

4) 언론의 자유를 포함하여 반대자의 기본권을 억압하려는 정치인


위 4가지의 경고신호는 바로 독재자를 감별하는 법이다.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인물들이 떠오른다.

이런 인물들은 국가의 위기를 좋아한다. 그래야 자신들의 말발이 먹히니까.

참으로 데자뷔를 느끼게 하는 감별 법이다.



자제의 규범이 무너질 때 권력 균형도 무너진다. 정당 간 혐오가 헌법정신을 지키려는 정치인들의 의지를 압도할 때 견제와 균형 시스템은 두 가지 형태로 무너지게 된다. 




지금 우리의 상황을 정확하게 표현한 말 같다.

견제와 균형이 사라지고 혐오가 촉수처럼 뻗쳐있는 작금의 상황이 자꾸 떠오르는 것이 이 책의 묘미다.

2018년에 미국의 민주주의 붕괴를 얘기하고 있는데 2024년 대한민국이 이 책의 우려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음이다.


"투표 잘 하자"


그러나.

국민들이 투표로 자신들의 뜻을 전달한다 해도 그것을 자기들 입맛대로 해석해 버리는 정치인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모든 걸 좌지우지하려는 행태를 멈추지 않는다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의 가면을 쓴 독재국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금 나는 민주주의 국민으로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이 책에 실례로 나온 나라들의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과정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는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여당은 자신들이 충분히 요리할 수 있는 인물을 인기에 편승해서 대선후보로 내세웠다.

그리고 자신들이 실수했음을 아마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더더욱 끔찍한 것은 지금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그들의 민주주의를 박살 낸 트럼프의 지지율이 또다시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언론을 잘 다룬다.

언론은 그를 비판하면서도 그의 도구가 되었다.



트럼프가 또다시 당선된다면 미국은 어떤 모양새가 될까?

4월 총선에서 우리는 우려와 걱정을 덜어낼 수 있을까?



무엇이 우리에게 자꾸 악수를 두게 하는 걸까?


정치에 관한 책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이 책은 너무 흥미롭고 재밌었다.

아마도 내가 가려워하는 것들을 박박 긁어주었기 때문인 거 같다.


민주주의를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민주주의 세상에서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자신이 올바른 정치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나는 투표로 나의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순수한 국민의 의지를 꺾어 버리는 더러운 정치의 뒷면들을 몰아내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봄은 결코 오지 않으리라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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