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
캐런 조이 파울러 지음, 서창렬 옮김 / 시공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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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세 사람은 존의 열정과 맹렬한 확신이 예전의 그가 지니고 있던 다른 모든 모습을 지워버리고 있는 상황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그들은 존이 무슨 짓을 저지를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기보다는 그가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존이 아버지의 광기를 용서하게 해주는 아버지의 천재성 없이 그저 아버지의 광기만 닮아가고 있다고 그들은 생각한다.

 

 

존 윌크스 부스는 미국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을 암살한 사람이다.

그의 가문은 셰익스피어 배우로 잘 알려진 가문이었다.

아버지부터 형들과 자신도 무대에 섰다.

그리고 그 무대를 관람하러 온 대통령을 암살했다.

 

작가 캐런 조이 파울러는 존 윌크스 부스에게 서사를 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부스 가문의 형제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에피소드와 기억들을 통해 존 윌크스를 말한다.

 

그들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영국에서 건너왔다.

그들은 열 명의 아이를 낳았고 여섯 명만 남았다.

남자아이들은 아버지의 이력을 따라 배우로 성장했지만 배우로 성공한 건 에드윈뿐이었다.

 

존은 가족의 성향과는 다는 성향을 지녔던 거 같다.

그것이 아버지의 부재에 의한 것이었는지 한참 예민한 시기에 아버지의 본처에 의해 자행된 악다구니로 인한 상처에 기인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약간의 폭력성과 반골 기질을 가졌던 거 같다.

 

로절리와 에드윈 그리고 에이시아의 시점을 통해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들을 통해 보이는 그 시대의 일들과 가족의 일들을 읽다 보면 존 윌크스가 저지른 일이 그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부당해 보인다.

아마도 작가가 노린 점이 그것이 아니었을까?

 

이 장면은 그날 저녁의 연극에서 가장 믿을 만한 웃음 유발 대사이고, 메리의 폭소는 모든 사람의 웃음소리보다 더 크게 들리는 것 같다. 메리가 이렇게 웃는 것을 듣는 것은 얼마나 굉장한 일인가! 그 대사가 주는 재미 이상의 즐거움 때문에 링컨 자신도 웃기 시작한다. 그때 그의 귀에 뭔가 다른 소리가 들리지만 그게 뭔지 이해할 시간이 없다.

 

 

부스가 대통령을 죽였다는 말이 들렸을 때도 그들은 그 부스가 자신들을 지칭한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사람들의 준을 목매달기 위해 몰려올 때 호텔 사람들이 그를 피신시키는 장면에서 <부스>가문에 대한 신뢰를 알 수 있다.

아마 그들이 잘못된 선택들만 했던 사람들이었다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위로를 받지는 못했을 것이다.

 

"단순히 아버지의 아들이라는 것으로 알려지기보다는 그 이상의 어떤 것으로 알려지고 싶어."

 

 

존은 자신의 말을 지켰다.

미국 역사에서 아버지 부스는 사라졌어도 존 윌크스 부스는 살아남을 것이다.

영원히...

 

사실에 기반을 둔 이야기이기에 허구는 없다.

진실과 허구 사이에서 진실을 찾으려 노력한 작가의 작업은 우리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범인이 남기고 간 가족들에게 부여한 서사는 그 일에 대해 객관성을 가지게 한다.

가족이라고 해서 그 속을 다 알 수 없지만 그래도 가족이라 품고 가야 하는 건 있다.

아버지 부스가 좀 더 오래 살았더라면 존에게 다른 영향을 줄 수도 있었을까?

책을 덮고 남은 질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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