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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 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 ㅣ 대한민국 도슨트 11
권오단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9월
평점 :
동화작가이자 역사소설가인 작가가 안동에 대해 낱낱이 이야기하는 책이다.
나는 안동을 2번 다녀왔다.
한 번은 친구와 함께 한 번은 자매들과 함께.
그래서 안동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다.
내가 안동에 가서 느낀 것은 수려한 자연과 고풍스러운 도시의 모습에서 고즈넉한 과거가 아직도 살아 숨 쉬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저절로 공부할 마음이 생기는 도시다~"
동생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안동'이라는 이름이 주는 이미지와 도시의 모습이 걸맞다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 기억으로 이 책을 읽었는데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안동은 전혀 알았던 게 아니었다는 것만 발견했다...
안동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의 안동 이야기는 겉모습만 훑고 안동을 안다고 자부했던 내 자신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뭔가 고리타분한 도시
옛것을 잘 지켜낸 도시
유서 깊은 도시라는 안동에 대한 인식에서 더 광범위한 안동을 입체적으로 알 수 있는 가이드였다.
옛것만 고집하고 어딘가 모르게 고지식해 보이던 안동의 이미지는 이 사진 한 장에서 나의 편견을 깼다.
내가 다녀왔던 시절에는 없었던 그림이지만 그래피티가 유효한 안동의 모습도 신선했고
그려진 그림의 한복 입은 소녀의 모습은 더 신선했다.
어쩜 유교적이라는 편견으로만 보았던 '안동'이 그 과거를 꿋꿋이 지켜온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내가 가봤던 병산서원과 하회 마을에서의 공연이 책을 읽는 동안 떠올랐다.
잊고 있었던 안동에 대한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던 시간이었다.
이 책을 지니고 다시 안동 여행을 하고 싶어졌다.
내가 몰랐던 안동의 역사와 사람들에게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알고 간다면 예전과는 다른 느낌을 받을 거 같다.
책을 읽으며 다음에 안동에 가게 되면 꼭 가볼 곳을 메모해 본다.
빈집이 많아져서 동네가 쇠락할까 걱정되어 벽화마을이 되었다는 신세동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인 만휴정
선유줄불놀이 '낙화'를 한 번 보고 싶다.
양반의 도시라 뭔가 까다로울 거 같은 분위기를 지닌 안동에 대한 느낌은 이 책을 통해 많이 달라졌다.
2번 방문했지만 그 유명한 '안동역'은 가보지 못했다.
한 번은 버스로 한 번은 자동차로 다녀와서 안동역은 비껴갔는데 다음엔 기차를 타고 안동역에 내려서 또 다른 안동을 만나러 가야지.
국내 여행을 다닐 때마다 현지인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는데 사실 지인이 그곳에 살지 않는 이상은 알 길이 없었다.
<대한민국 도슨트> 시리즈는 그런 의미에서 아주 좋은 기획인 거 같다.
지역 토박이들이 말해주는 그 지역의 이야기는 어떤 가이드와도 다를 테니 말이다.
안동 갈 때 챙겨가야 할 책이 생겨서 좋다.
모르고 가서 보는 것과 뭔가를 알고 가는 보는 건 많은 차이가 있다.
2번의 안동 여행은 모르고 갔었다.
그저 예스러운 풍경만 감상하고 그게 안동의 전부라 생각했었지만 안동은 21세기에도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도시였다.
그것을 지켜온 사람들의 자부심과 그 도시의 역사를 토박이의 말로 알아갈 수 있는 기회였다.
단순히 맛집과 관광지만을 다룬 다른 어떤 여행 가이드 보다 알차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