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플레이스 더블린 살인수사과 시리즈
타나 프렌치 지음, 고정아 옮김 / 엘릭시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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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은 중요하지 않아요~ 찾아가는 길이 중요하지~

 

 

 

<페이스풀 플레이스>에서 아홉 살이었던 홀리는 이제 사춘기 소녀가 되었다.

사립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는 홀리는 학교 익명게시판인 <시크릿 플레이스>에서 1년 전 죽은 옆 남학교 학생 크리스토퍼 하퍼의 죽음과 관련 있는 게시물을 발견하고는 옛정(?)이 있는 스티븐 형사에게 건넨다.

 

스티븐은 이제 미제사건부서에서 일한다.

그렇게 가고 싶었던 살인사건부서에는 아직 발령받지 못했다. 홀리가 가져다준 그 '단서'가 자신이 살인사건부서로 갈 수 있는 티켓이길 바란다.






피 끓는 10대들의 호르몬이 여기저기서 들끓고 있는 학교를 배경으로 형사들과 학생들의 첨예한 대립을 그린 <시크릿 플레이스>.

 

첫 수사를 맡았던 콘웨이는 쉬워 보였던 이 사건이 풀리지 않은 채로 일 년이 넘어가고 있다.

콘웨이와 스티븐은 이 해묵은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어떤 학교든 뭉쳐 다니는 아이들이 있다.

조앤과 줄리아로 대표되는 두 그룹은 서로 다른 성향으로 대립적인 관계다.

이 깜찍한 여자아이들은 서로 상대방 그룹을 의심스럽게 만든다.

스티븐은 이 아이들에게서 일 년 전 알아내지 못한 이야기를 알아내야 한다.

게다가 콘웨이의 마음에 들어 살인수사과로 옮겨 가고 싶은 욕망에 꿈틀댄다. 그러나 스티븐은 신중하다.

 

그곳은 아름다웠다. 나는 아름다운 것이 좋다. 옛날부터 그랬다. 내가 가지지 못했다고 미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좋아했다. 그것을 가지려고 더 노력하고 더 꽉 움켜잡는다.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때까지.

 

 

스티븐은 조용하고 진지하면서도 집요하다.

선생은 물론 경찰까지 마음대로 요리하는 있는 집 아이들.

그 아이들 중 한 명의 심경에 변화가 생겼다.

누군가 크리스토퍼의 죽음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이 단서가 과연 범인에게로 이어질까? 아니면 범인을 은폐하기 위한 계략일까?

 

사춘기 아이들의 심리와 신중하게 사건을 대하는 형사의 심리 묘사가 압권인 이야기다.

 

있는 집 아이들은 부모의 힘을 등에 업고 무서운 게 없다.

세상을 다 가진 아이들은 어른들도 우습게 생각한다.

그러나 그 안에서는 꺼내지지 못한 고통과 슬픔과 자괴감들이 끙끙거리고 있다.

그걸 감추기 위해 아이들은 더 잔인해지고, 더 싸가지 없어지고, 더 잘난 체한다.

 

그들의 우정이

그들의 비밀이

그들의 거짓말이

그들의 보호막이

한 겹씩 벗겨질 때마다 이미 그 시기를 지난 어른들의 이해가 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읽을수록 타나 프렌치의 필력에 반하게 된다.

섬세하면서도 디테일한 이야기의 플롯은 독자를 시작과 동시에 끝까지 달려가게 하는 힘이 있다.

두꺼운 벽돌 책임에도 불구하고 시작하게 되면 멈추기 힘들다.

 

기숙 학교의 살인 사건 이야기는 이제 더 이상 흥미로운 소재는 아니다.

그러나 타나 프렌치의 이야기는 전혀 다르다.

읽으면서 페이지가 줄어드는 게 아까울 정도였다.

빨리 다음 작품을 만나고 싶어서..

 

연달아 프렌치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깊숙한 이야기의 늪에 더 머물고 싶어진다.

무더운 폭염 속에서도 이 이야기들은 더위를 잊게 만들어 주었다.

 

더위 피해서 폭염 속에 돌아다니느라 체력을 고갈 시키느니

얼음 음료를 앞에 두고 편안한 집에서 촘촘하지만 묵직한 스릴과 긴장이 넘치는 타나 프렌치의 작품을 읽으면 더할 나위 없는 더위 사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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