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원 (특별판)
존 마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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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매치로 영혼의 짝을 찾을 수 있다면?



나와 DNA 매치가 같은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 사람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

그와의 미래를 위해 지금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버릴 수 있을까?

 

DNA 매치로 영혼의 짝을 찾는다는 이 설정.

매력적인 설정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는 섬뜩함만 남겨주었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잘 사용하지 않으면 끔찍한 것이 되고 만다.

이 DNA 매치도 마찬가지다.

 

DNA 매치로 새로운 여자를 찾아 떠난 남편 때문에 혼자가 된 맨디. 그 자신도 DNA 매치로 새로운 상대를 찾게 된다.

리차드라는 이 청년은 삶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맨디는 뺑소니로 인해 리처드를 만나 보지도 못한 채 영혼의 짝을 잃어버린다. 그러나 그의 가족들은 그녀를 따뜻하게 맞이하고 맨디는 보관된 리처드의 정자로 임신을 하기로 한다.

 

DNA 매치라는 획기적인 기술을 발견한 엘리. 막대한 부를 쌓은 그녀에게 진정한 사랑이라고는 없었다.

그런 그녀의 DNA 매치로 만나게 된 팀. 그는 그녀에게 아주 잘 맞는 남자였다.

자신의 재산을 노리는 남자들만 만났던 엘리는 팀으로 인해 가족들과의 관계도 좋아지고, 예전의 자신을 찾은 느낌으로 행복하다.

하지만 진실은?

 






영국에서는 어느 시점에든 네 명의 연쇄살인마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는 그녀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당신은 그중 한 명과 저녁을 먹고 있죠.

 

 

크리스토퍼는 연쇄 살인범이다.

30명의 여자를 죽이는 게 목표다.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는 사건 현장.

다음 번 희생자의 시체 사진과 함께 발견되는 시체들.

시체가 있는 곳 벽에 그려지는 그림을 통해 사람들은 피해자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런 그에게 DNA 매치가 정해준 영혼의 짝이 나타난다. 그녀의 직업은 경찰.

사이코패스 크리스토퍼는 과연 살인을 멈출 수 있을까? 아니면 그의 다음 목표가 바로 그녀?

 

"짜잔!" 제이드가 소리쳤다. "나 여기 왔어!"

"오지 말았어야 해. 미안." 케빈은 짧게 말하더니 전화를 끊었다.

 

제이드는 자신의 매치를 찾아 떠난다. 얼굴도 본 적 없지만 늘 메신저와 전화 통화만 하던 미지의 케빈을 만나러.

그러나 그곳에서 만나게 된 케빈의 반응에 그녀는 경악을 금치 못하는데..

 

은 샐리와 행복한 미래를 설계 중이다. 그러나 자꾸 친구 커플이 DNA 매치를 해보라고 설득한다.

샐리 역시 자신들이 진짜 영혼의 짝인지 궁금하다면서 닉에게 DNA 매치를 권한다. 닉은 반강제적으로 검사를 하고 그 결과 닉과 매치된 상대는 바로....

 

 

"자기 게이였구나." 샐리가 웃었다. "내 남자친구, 아니, 내 약혼자가 게이라니!"

 

디지털 세상에 맡겨진 내 정보는 누군가의 실수 또는 누군가의 고의로 인해 전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 이야기 역시 마찬가지다.

크리스토퍼는 데이트 앱에서 얻은 여자들의 핸드폰 번호를 이용해 살인을 저질렀다.

누군가는 이 DNA 매치에 앙심을 품고 엉뚱한 상대를 매치하도록 결과를 조작했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지 알 길 없는 사람들은 이 결과지를 놓고 자신의 새로운 사랑을 찾아 모든 걸 버리고 떠나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현재를 지키려 애쓰거나 누군가는 용기가 없어 자신이 가진 걸 포기하지 못하고 몰래 바람을 피운다.

그리고 이런 결과를 놓고 자기 이익에 맞춰 이용하려는 자들이 있다.

 

DNA 매치로 영혼의 짝을 찾은 사람들은 진짜 행복할까?

정말 나를 온전히 이해하는 사람이 존재할까? 나 자신도 나를 모르는데?

 

이 이야기는 인간의 탐욕과 허황된 믿음에 대한 이야기이자 사랑이라는 감정은 과학적이지도, 증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어쩜 DNA 매치라는 결과표 앞에서 사람들은 사랑의 환상을 동시에 갖게 되는 건지 모른다.

그 환상이 서로에게 콩깍지를 씌우고 모든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하나의 '법'이 된 것이다.

DNA라는 숨길 수 없는 표식으로 매치된 세상에 둘도 없는 단 한 사람.

그 증명이 '사랑'이라는 감정을 증폭시키고, 오랜 시간을 들여 검증해야 하는 <믿음>에 대한 보증을 섰다.

그렇기에 거리도, 국적도, 인종도, 종교도 상관없게 되어 버렸다.

이렇게 막강한 지표가 생긴다면 지금 현실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어떤 결정을 내릴까?

 

나는 '닉'의 결정이 존경스러웠다.

몰랐어도 되었을, 어쩜 틀린 매치였을지도 모르는 그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애썼던 그의 마음.

그 마음을 짓밟은 사람들의 행동은 용서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닉이 행복해지길 바랐다.

 

"상대방이 널 사랑하는 만큼 너도 그 사람을 사랑할 기회가 있다면, 두 손으로 그 기회를 꼭 잡고 목숨이 달린 듯이 놓치지 말아야 한단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이 대사가 아닐까.

과학적 증명보다 더한 마음의 증명.

그것이 가장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더 원>을 읽으며 또 한 번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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