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는 사람들 스토리콜렉터 107
마이크 오머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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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비 종교와 사이버 세계의 공통점.

 

오랜 세월에 걸쳐 사이비 집단 생존자 및 그들 가족 수십 명과 이야기를 나눠온 애비는 이미 그 두려운 진실을 알고 있었다. 사이비 집단은 누구라도 전도할 수 있었다. 부자, 가난뱅이, 배운 사람, 못 배운 사람, 종교인, 문신론자,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사랑 넘치고 극진히 아껴주는 가족이 있다고 해서 안전한 것도 아니었다. 의심이 많다고 해서 안전한 것도 아니었다. 확고한 신념을 가졌다고 해도 안전하지 않았다. 사람들이 흔히 가진, '나는 절대 그럴 일 없어'라는 오해야말로 사이비에게 가장 귀한 자산이었다. 왜냐하면 사이비의 전도에 대한 백신은 단 하나뿐이기 때문이었다. 조심하는 것. 그리고 당신이 이미 그런 데 면역이 있다고 자신한다면 사이비 종교집단을 과소평가한 것이다. 이는 당신이 위험하는 뜻이다.

 

 

마이크 오머의 작품은 처음 접했는데 상당히 많은 부분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남겼다.

사이비 종교 하면 대표적으로 길거리에서 만나는 '도를 아십니까?' 생각난다. 지나가는 아무나 붙잡고 말을 거는 사람들.

나도 몇 번 경험이 있다. 대부분은 듣지도 않고 도망치듯 걸어서 피해 다녔는데 한 번은 정말 끈질기게 따라와서 친구를 기다리는 카페까지 쫓아와서 30분을 개기던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위의 글에 공감한다. '나는 절대 그럴 일 없어'라고 자신을 믿는 것처럼 어리석은 것은 없으니까.

 

인질 협상 전문가 애비에겐 아직도 생각하기 싫은 과거가 있다.

사이비 종교에 몸담았던 어린 시절. 그 시절의 기억은 꽁꽁 묶어서 가슴 깊은 곳에 묻어 버렸지만 한 아이의 납치 사건이 그 과거를 현재로 가져다 놓았다.

납치된 아이는 애비가 오래전 잊고 있었던 그 시절을 함께 보낸 사람의 아이였다.

 

네이선 납치 사건은 네이선의 누나 개브리얼과 관련 있어 보인다.

그녀는 유명한 인플루언서다. 납치범은 500만 달러를 요구한다.

개브리엘은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 범인이 요구한 500만 달러를 모금한다.

 

애비는 네이선의 납치가 개브리엘과 관련 있다고 생각하고 그녀의 피드를 보다가 익숙한 얼굴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 납치가 결코 개브리엘에게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이 납치에는 좀 더 복잡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떠올리기 싫은 애비의 과거까지 깨어나게 하는 소름 끼치는 사건이었다.

 

사이비 종교와 사이버 우상은 모두 허상을 쫓는 것이다.

모두가 홀려서 진짜와 거짓을 구분하지 못한다.

사이비 종교에 얽힌 이야기와 동시에 사이버 세상의 진위 여부를 이야기하는 작품이었다.

 

우리는 누군가의 타깃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 없이 자신의 사생활을 사이버 세상에 올린다.

서로 일면식도 없지만 사이버 세상에선 모두 친구다.

하지만 현실에서도 과연 그럴까?

 

인기와 명성만 가지면 다 가진 게 되는 걸까?

거기에 돈이 따라주면 다 되는 걸까?

사람들의 눈은 얼마나 속이기 쉬운 건지.

아내와 딸을 교주가 성 노리개로 삼는 것을 빤히 보면서도 그것을 신성시하는 사람들은 어디가 모자라서 그런 걸까?

 

세뇌는 사람들의 약한 부분을 파고들어 평소의 생각을 바꿔 놓는 것이다.

종교에 빠져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놓는 사람들을 보며, 피드 속 세상을 현실 그대로라 믿는 사람들을 보며 그 어리석음을 탓할 자격이 나에게 있을까?

 

오티스나 개브리엘이나 사람들의 눈을 속이고 그들의 마음을 조종하는 것은 다르지 않다.

그렇게 자신들이 무엇을 빼앗기는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빠져들고 마는 세상.

 

<띠르는 사람들>을 읽으면서 나의 현재를 점검해 보게 됐다.

너무 중독되지 말 것.

너무 빠져들지 말 것.

사람이든.

사물이든.

그 어떤 것이든.

그저 솔깃하다 말 것.

 

그저 내 지금을 사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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