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사는 소녀 밀레니엄 (문학동네) 6
다비드 라게르크란츠 지음, 임호경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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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관심이 불러온 연쇄적인 실마리.

 

살아가다 보면 전혀 연관이 없을 거 같은 일들이 서로 얽혀있을 때가 있다.

<두 번 사는 소녀>에서 한 걸인의 죽음이 그렇다.

그리고 자기 직업에서 어떤 '촉'이 발동할 때 그것을 그냥 묻어 버리는 사람과 그러지 않고 온갖 수단을 동원해 그 '촉'을 발동시키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로 인해 세상에 숨어 있던 '중요한' 일들이 밝혀진다.

 

한 걸인의 죽음은 그냥 묻힐 수도 있는 죽음이었다.

그를 부검한 부검의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면.

그리고 그 죽음은 <밀레니엄 시리즈>의 두 주인공이 그렇게나 쫓던 거물들의 발자취의 실마리였다.

 

<두 번 사는 소녀>

살란데르 자매는 서로의 가슴에 총을 겨누며 살았다. 이제 그 둘의 결전은 피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스웨덴은 주가조작으로 인한 혼란과 정의롭고 선의로 인기를 끌었던 한 장관이 온갖 루머와 비난의 화살받이가 되고 있다.

미카엘은 그 사건을 조사하고 있지만 이상하게 심드렁하다.

리스베트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오리무중이고, 그녀의 아파트마저 다른 사람에게 팔렸다는 걸 미카엘은 뒤늦게 알게 된다.

 

걸인의 죽음

요하네스 장관에게 쏟아지는 비난

주가조작

그 뒤에 도사리고 있는 러시아.

오래전 에베레스트 등방에서 벌어진 사고는 이것들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찌라시로 불리는 정보들이 한 사람을 어떻게 나락으로 몰아가는지 우리는 실시간으로 구경한 적이 있다.

한 개인의 가정이 탈탈 털리는 과정을 지금도 보고 있지만 그들을 둘러싼 근거 없는 소문들은 그 진위를 따지지 않고 '카더라~ '통신으로 널리 퍼져나간다.

그 배후에는 자기들의 입맛대로 사람들의 생각을 조종하는 자들이 있다.

살란데르에서 파생된 그 조직은 전 세계의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자신들이 제거해야 하는 대상을 향해 보이지 않는 맹공을 펼친다.

수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빨리 와닿는 건 자극적이고 혼란스러운 것들이다.

 

 

 




혐오를 파생해 내는 조직

이중스파이

두 자매의 복수심이 맞물려 이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가짜 정보를 생성해 내는 조직은 고위직의 비리를 조작해 손에 쥐고 그들을 흔든다.

결백해도 그 결백을 증명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대로 사라진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그것을 잘 이용하는 사람들의 생각이 올바르게 작동해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되고

가족으로 입은 상처는 그 무엇으로도 치유되기 힘들다는 걸 배우게 되고

남의 아픔을 밟고 일어서는 자들의 뒤끝은 항상 그들 자신에게도 치명상을 입힌다는 사실을 보게 된다.

 

현대 사회가 가진 모순들과 편법들과 정보 조작과 몇 안 되는 상위의 사람들이 세상을 어떻게 주물럭 거리는 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야기 <밀레니엄 시리즈>

1~3권까지는 수월하게 읽었는데 나머지 권들은 캐릭터들의 미묘한 변화 때문에 결이 달라진 느낌으로 읽었다.

그래서 몰입도가 조금 떨어지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라르손의 빈자리를 채우느라 고심했던 흔적들이 보였다.

 

무능한 작자들이 권력을 가지게 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를 맛볼 수 있었던 시리즈다.

세포가 살란데르를 진작에 처단했다면 밀레니엄의 세상은 좀 덜 위험했을까?

시리즈에 담긴 수많은 죽음들이 단 한 사람으로 인해 파생되었다고 생각하니 그저 암담하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눈감아주고 덮어주고 뒤처리를 해준 사람들이 뿌린 씨앗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피해는 대다수 아무것도 모르는 소시민들이 짊어지고 가야 하는 세상이다.

지금 우리처럼...

 

시리즈를 완독하고 나니 오래 묵은 숙제를 해 낸 뿌듯함과 홀가분함이 남는다.

언제 또 이 시리즈를 읽을지 모르겠지만 우리에게도 이런 사회파 시리즈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밀레니엄처럼 오래 두고 읽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와 리스베트와 미카엘같은 콤비가 우리에게도 나타나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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