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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핏 쇼 ㅣ 워싱턴 포
M. W. 크레이븐 지음, 김해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평점 :
이 수사 듀오 보다 더 나를 미치게 하는 범인 이멀레이션 맨!
보호 본능의 온기가 포의 온몸에 퍼져나갔다. 브래드쇼의 순진함과 순수함은 그의 어두운 기질과 날카롭게 대비되었지만, 여러모로 둘은 닮은 구석이 있었다. 둘 다 강박적이었고, 둘 다 사람들을 거슬리게 했다.
노인들만 화형 시켜 버리는 연쇄살인범이 나타났습니다.
이름하야 이멀레이션 맨.
영국 북서부에 위치한 컴브리아를 배경으로 63개의 환상열석이 자리한 곳에서 화형식이 벌어집니다.
어떤 싸이코가 저런 천인공노할 일을 벌이는 걸까요?
IQ 200에 가까운 천재.
상상도 안되는 머리를 가진 틸리 브래드쇼.
아무런 단서도 없는 이 사건에서 실마리를 발견한 장본인입니다.
그 실마리라는 게 새카맣게 타버린 시신의 몸에서 범인이 남긴 문신을 찾아낸 겁니다.
워싱턴 포 5
워싱턴 포는 사람 이름입니다. 정직당한 형사죠.
다음 차례는 워싱턴 포라 짐작되시죠?
자신이 담당한 납치 사건의 범인 이름을 피해자 가족에게 알리는 실수(?)를 범하는 바람에 범인이 잔인한 고문을 당한고 사건이 해결되는 불운을 겪고 정직 당한 워싱턴 포.
그에게 경찰은 자신의 본성과도 같은 거지만 그에 수반되는 규칙과 질서는 그의 소관이 아닙니다.
어찌 보면 피해자에게는 고마운 경찰이자 범인에겐 무서운 놈이지만
상사나 동료들에게는 지긋지긋한 놈일 뿐입니다.
이 워싱턴 포가 이멀레이션 맨 사건에 투입됩니다.
아이큐가 높아서 어린 나이에 학과 과정을 모두 이수해버린 천재 틸리 브래드쇼.
하지만 사회생활엔 젬병입니다. 그런 틸리의 순수함을 알아 본 워싱턴은 기사도를 발휘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의외로 척하면 척~ 서로를 알아듣는 사이가 됩니다.
피해자들 사이에 아무런 연관성도 없고, 범인은 어떤 실수도 하지 않는 이 오리무중의 연쇄살인사건.
워싱턴 포는 어떻게 풀어가게 될까요?
영국에서 아주 핫한 시리즈라고 해서 궁금했습니다.
밀레니엄 시리즈를 능가한다고 해서 더 궁금했습니다.
읽기 시작하니 놓을 수가 없었다는 진부한 표현을 한 바가지 쏟아내겠습니다.
읽어 보시면 압니다. 더 나은 표현은 없어요~
컴브리아의 엘리트 계층에서 정점에 오른 아동 학대가 패거리가 있었다. 지주, 변호사, 언론 거물, 지방의원, 성직자. 이멀레이션 맨은 관련자들을 죽이고 있었지만, 그것은 이야기의 반쪽에 불과했다. 그뿐 아니라 그는 그들을 폭로하고자 한 것이었다.
포는 이 잔인한 연쇄살인의 실마리를 찾아냅니다.
제목 <퍼핏 쇼>는 인형극을 말합니다.
포가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일 자체가 <퍼핏 쇼>입니다. 살인마가 포에게만 흘리는 단서들을 포는 가차 없이 쫓습니다.
그리고 살인마가 예상치 못하게 앞서가는 포.
거기엔 브래드쇼의 천재적인 솜씨가 포의 번뜩이는 영감을 뒷받침해 줍니다.
이 이야기는 오래전 자신들 인생의 최고 정점에 있던 엘리트들이 벌인 일이 발단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죄를 잘 묻었다고 생각했지만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 차례차례 응징을 당합니다.
고아들을 자신들의 욕심으로 희생시킨 대가로 끔찍한 죽음을 맞았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자신들이 저지른 그대로 되받은 결과였습니다.
어디에나
어느 나라나
어느 시대나
힘 있는 엘리트들이 벌인 잔혹극들이 해결되지 않고 묻히나 봅니다.
하지만 진실은 언제나 스스로 자신을 드러내죠.
저는 범인을 눈치챘습니다.
포와 마찬가지로 섬광처럼 혹시? 했었는데 역시였습니다.
그래서 너무 슬프고, 안타까워서 나머지 페이지를 읽고 싶지 않더라고요 ㅠ.ㅠ
워싱턴이라는 이름에 새겨진 문신 같은 아픔
껍데기 속에서 서서히 깨어나고 있는 천재의 외출
여기저기 거미줄처럼 얽힌 커넥션들이 서로의 문제를 없던 걸로 바꾸는 정치를 봅니다.
영리한 범인과 더 영리한 형사는 이 풀리지 않을 거미줄을 어떻게 걷어낼까요?
추리소설, 범죄소설, 시리즈 좋아하시는 분들께 강렬하게 추천합니다.
포와 브래드쇼를 사랑하게 되실 거예요.
그리고 이멀레이션 맨 조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