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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판매원 ㅣ 호시 신이치 쇼트-쇼트 시리즈 2
호시 신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하빌리스 / 2023년 2월
평점 :
춘곤증을 깨우는 초단편 속의 기발한 이야기들!!
42편의 이야기가 담겼다.
일은 안 하고 불평불만만 일삼는 천사들 때문에 특단의 조치를 내린 하느님.
가브리엘 팀과 미카엘 팀으로 나뉘어 영혼을 인도하는 경쟁을 시키는데 이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은하수 공사 현장으로 보내진다. 천사들의 영혼 쟁탈전! 어느 팀이 이길까? < 천사 고과>
<섹스트라>를 읽으며 지금 문명의 문제점들을 콕 집어서 이야기하는 신이치의 생각들에 감탄하게 된다.
섹스트라가 만들어지면 이 지구는 정말 평화로와질까? 이 섹스트라는 정말 고대의 문물일까? 아님 문명화된 외계의 전파일까?
어쩜 이런 발상을 했지?
"현대사회에서는 타인과 똑같은 규격품 인간은 규격품 대접밖에 못 받습니다. 사색과 교양으로 다져진, 멋진 개성의 소유자만 중요시되기 때문이겠죠."
<사색 판매원>의 반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이렇게 잘 파는 판매원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고 어떻게 끝낼지 걱정이었는데 ㅋㅋㅋ 괜한 걱정을 했군.
<반딧불> 담백한 이야긴데 읽고 나서 묘한 여운이 남았다. 어쩜 순수한 것들이 순수하지 못한 것들로 대체되는 시대를 이야기하는 거 같아서 맘이 씁쓸해진다. 인간도 언젠가 기계로 대체되는 날이 올지 모르지... 그때가 되면 몇 안 남은 인간들끼리 모여살게 될지도 모른다. 천연기념물이 되어 보호구역에서 구경거리가 되어 있겠지...
<잃어버린 표정> 표정 조작기. 이런 게 발명된다면 사람들은 어떤 표정들을 가장 선호할까? 성형술로 표정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원하는 표정을 짓게 만드는 표정 조작기. 불법인 이 조작기로 결혼 상대자를 찾던 아키코. 조작기의 도움으로 우연히 만난 선배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했다 싶었는데 하필 그 선배는 표정 조작기를 적발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아키코는 그 위기를 어떻게 모면할까?
이렇게 짧게 인간사의 모든 이야기를 담아낸 신이치의 재능이 부럽다.
순간 스치는 영감을 잡아채서 짧지만 임펙트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가진 신이치는 이야기의 화수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