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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비한 여자들 - 최고의 쌍년을 찾아라
멜라니 블레이크 지음, 이규범 외 옮김 / 프로방스 / 2023년 2월
평점 :
"그 쌍년이 누군지 말해주세요. 쌍년을 맡은 그 여배우가 누구인지가 아니라, 그 쌍년이 진짜 누구인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왜 여기 있는지를요. 그러면 시작할 수 있어요."
팔콘만은 40여 년 가까이 장수하는 드라마다.
전 세계 시청자들이 열광했던 드라마지만 이제 예전의 인기를 잃고 점점 대중의 관심이 떠나고 있다.
이즈음 방송국도 새 주인을 맞아 팔콘만이 예전의 인기를 되찾아 오기를 바란다.
제작진들은 회의 끝에 새로운 인물을 팔콘만에 투입시키기로 결정한다.
새로 투입할 팔콘만의 인기를 되찾아 올 쌍년.
모든 인물들의 과거를 쥐고 흔들 수 있는 최고의 쌍년.
그들은 그 최고의 쌍년을 위해 크리스마스 라이브 쇼를 계획한다.
쌍년 역에 어울리는 6명의 배우들의 오디션을 라이브 쇼로 개최하고 진정한 승자는 대중이 던진 표로 결정된다.
과연 팔콘만 역사상 최고의 쌍년이 될 배우는 누구일까?
흥미진진한 방송국 뒷얘기와 40여 년간 지속된 드라마의 인기를 회복하려는 제작진들의 두뇌싸움이 활발하게 벌어지는 이야기 <무자비한 여자들>
제목에서 느껴지는 느낌처럼 이 이야기는 철저하게 여자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작가는 이 이야기를 고급 지게 만들지 못하고 B급 감성으로 전락시켰다.
거의 비슷한 문장으로 캐릭터를 설명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모습이 싸구려 배역처럼 보이고
섹스 빼놓고는 이야기가 성립이 안되는지 등장인물들 머릿속엔 늘 만나는 사람들 모두와 관계를 맺는다.
그쪽 계통 사람들 머릿속엔 섹스라는 단어가 탑재되어 있는 걸까?
그만큼 스트레스가 팽배한 직업군이긴 하지만 물불 안 가리는 것은 동물의 세계를 연상시킨다.
멋진 여성들은 함께 뭉치지 않아서 남자들이 힘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었다.
이 말처럼 방송국에서 벌어지는 권력승계는 늘 남성들의 차지였다.
그러나 <무자비한 여자들>에서는 그 남성 권력에 도전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꽤 실력 있고 매력적인 여자들이 등장하지만 그녀들은 모두 섹스에 목말라 있었다.
그녀들의 의기투합으로 드라마도 성공시키고, 남자들의 권력승계에 종지부를 찍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읽었다.
그러나 번역의 문제인지 원래 그런 문장인지 매끄럽지 않은 문장들이 흐름을 깨고, 여성들의 캐릭터 설명이 천편일률적이다.
2019년 베스트셀러 1위를 찍은 책다운 품위를 기대했지만 그런 건 없다.
<무자비한 여자들>에서는 최고의 쌍년을 찾는 게 목적이지만 독자인 나는 최고의 쌍놈을 찾았다.
바로 제이크!!!
이름만 봐도 혈압이 오르네!!!
야비하고, 냉혈한이고, 최고 등급 재수탱이 제이크!
그러나 제이크를 능가하는 방송국 소유주 매들린이 최상위라는 사실은 뭔가 좀 후련한(?) 느낌을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의 반전은 이게 끝이 아니다.
독자들도 생각지 못한 최고의 무자비한 여자가 있었다.
전혀 그럴 거 같지 않아서 더 충격적인 여자!
매끄럽지 않은 문장들이 흐름을 방해했지만 결국 이 이야기는 생존에 관한 이야기였다.
내 삶에서 나 자신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사실.
결정적인 순간에 이타적일 수 없다는 사실.
그 생존에 대한 본능.
아마도 대중의 인기를 먹고사는 이 세계야말로 가장 본능이 판치는 세계가 아닐까?
40여 년간 제작되는 드라마가 세상에 존재한다면 그건 결코 드라마가 아닌 실제일 것이다...
원초적 자극이 필요하신 분들에게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