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R - Rossum's Universal Robots 로숨 유니버설 로봇
카테르지나 추포바 지음, 김규진 옮김, 카렐 차페크 원작 / 우물이있는집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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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로봇'이란 단어를 만든 희곡작가가 있다.

카렐 차페크.

그의 희곡이 그래픽노블이 되어 세상에 나왔다

 

책을 읽으면서 차페크에 대해 궁금해진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100년 전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걸까?

<R.U.R>에 담긴 얘기는 인공지능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우리조차도 생각해 보지 못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지독한 유물론자였고 무신론자였어요.

그는 과학으로 신을 몰아내고 마지막 하나까지 모든 것을 직접 만들려고 했어요.

 

 

로숨 박사는 인간을 만들기 원했다.

스스로 창조자가 되어 과학으로 인간을 만들려고 했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이루었다.

10년이 걸리는 일이었다. 인간을 만들어 내는 일은.

 

로숨 박사의 조카는 로숨 박사가 만든 인간의 불필요한 부분을 삭제한 로봇을 대량 생산했다. 단순히 값싼 노동력과 아프지 않을 노동력, 사고가 나도 폐기처분하면 그뿐인 노동력을 위해 로봇을 생산했다.

 

 

 



인간의 노동력이 필요한 많은 부분은 로봇으로 대체되고, 급기야 사고를 줄이기 위해 로봇에게 약간의 고통을 느낄 수 있게 만든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면 스스로를 파괴할까 봐...

 

완벽한 인간이란?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거요.

 

그러나 곧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될 겁니다. 모두가 살아있는 기계를 만들기 시작할 거예요. 그러면...

인간이 인간을 위해 봉사를 하거나 물질의 노예로 사는 삶은 끝이 날 겁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만을 하게 될 겁니다.

완벽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며 살아가겠죠.

 

 

로봇으로 세상을 재창조하기를 원한 사람은 로봇이 궂은일을 도맡아 하면 인간은 완벽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한쪽에선 로봇으로 세상이 재창조되면 인간은 일자리를 잃고, 일거리가 없는 인간은 삶에서 기쁨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로봇에게 전쟁을 가르친 인간들.

인간으로부터 파괴를 배운 로봇은 인간을 멸종시키기로 결정한다.

인간을 능가하는 로봇이 인간의 명령을 받을 이유는 없으니까...

 



인간에게 배운 방법대로 인간을 멸종시켜가는 로봇.

로숨 박사의 연구 일지를 요구하며 인간을 조여오는 로봇들.

마지막 남은 인간들은 로숨 박사의 일지를 불에 태운다. 그리고 로봇의 침공을 받고 죽는다.

 

모든 인간이 사라진 지구에 혼자 살아남은 인간 알퀴스트.

그에게는 로봇을 만드는 공장을 건설할 임무가 주어진다.

하지만 인간 없이 로봇이 만들어질리가 없다..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처음에는 자잘한 일을 도와주는 로봇에게 만족했다.

그러나 점점 인간이 갈망하는 편리함 때문에 로봇을 단순 기계에서 인간처럼 생각하고, 인간처럼 느끼고, 인간처럼 행동하길 바라게 된다.

인간은 스스로 진화하기를 포기한 채 로봇으로 대체되기를 원하는 거 같다.

스스로 학습해서 점점 인간다와지는 로봇은 결국 인간이 원하는 미래의 인류가 아닐까?

 

<R.U.R>에서 인간이 사라진 세상에서 인간처럼 서로를 아끼고, 서로를 위해 희생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커플의 탄생은 또 다른 진화된 인류를 위한 발판인 걸까? 그래서 이 이야기가 더 섬뜩하다.

 

스스로 창조자가 되기를 원했던 단 한 사람의 연구로 인해서 인류가 사라진 세상.

그곳에서 인간처럼 감정을 느끼게 되는 로봇이 탄생한 세상.

그 이후에 탄생한 생명체는 과연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의 발전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는 지금 세상에서 모두가 한 번쯤 그 이후를 생각해 봐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이야기 <R.U.R>

인류가 사라진 세상을 마주한 페이지 앞에서 등골이 서늘해지는 건 아마도 이미 그러한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우리 스스로 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100년 전 한 편의 희곡에서 탄생한 '로봇'

그것을 실존하게 만든 '과학'은 그저 이야기에 불과했던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내었다.

그러니 이제는 그 희곡에서 다룬 인류의 멸망에 대해서도 생각해 봐야 할 거 같다.

 

<R.U.R> 탄생 100주년 기념으로 만들어진 그래픽노블은 단순한 이야기에서 끝나지 않기에 수많은 생각거리를 남겨둔다.

2023년 새해 첫 리뷰를 남기고 싶을 만큼 인상적인 이야기였다.

우리가 영화나 소설을 통해 알고 있는 인류와 인공지능의 싸움은 벌써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인간의 안이함이 그것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

 

인간이 외면하는 노동의 가치를 잃었을 때 어떤 결과가 올지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이야기 <R.U.R>

많은 분들이 읽고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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