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라이프
장 줄리앙 지음, 손희경 옮김 / 아트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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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우연히 어떤 포스팅을 본 적이 있다.

그 포스팅에 담긴 그림들을 보면서 이 작가의 전시가 열리면 꼭 가야지 하고 이름을 적어 두었다.

이 책을 받고 중간까지 넘기면서도 내가 아는 그 작가라는 사실을 몰랐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모든 것들에서 유머를 발견하는 사람.

그리고 그것을 재치로 만들어 버리는 사람.

장 줄리앙.

 

그의 책 <모던 라이프>는 나에게 삶을 즐겁게 바라보게 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생각했던 것들.

늘 보았던 것들.

한 번쯤 마주쳤던 순간들.

그런 일상이 장 줄리앙의 손을 거치면 색다른 감각으로 보는 이의 뇌를 즐겁게 한다.

 

 



SNS의 바다는 가끔 버뮤다 삼각지 같기도 하고

외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절대 혼자 두지 않는다.

이 두 그림 속엔 절대 부인할 수 없는 내 모습이 담겼다.

그래서 재밌으면서도 씁쓸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감정이 든다.

 




바로 이런 그림들을 보고 내가 찜해두었던 작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상의 소품이 멋진 그림으로 이어지는 장 줄리앙의 그림 세계를 보고 있자면 내가 얼마나 재미없고 빤한 사람이었나를 되돌아보게 한다.

이건 단지 내가 그림을 못 그려서 그런 게 아니다.

나는 단지 세상을 너무 재미없게 바라보기 때문이다..

내 작업 대부분은 사람이든 상황이든 사물이든 간에 내 주변 것들을 관찰한 것에 기초한다. 나는 나를 둘러싼 이런 환경을 관찰한 결과를 소통하기 위해 시각언어로서 드로잉을 한다. 내게 소통과 교환 개념은 우리 사회에서 존재하기 위한 방식으로서 엄청나게 중요하다. 그것은 그래픽 저널리즘의 일종이라 할 수 있다. 기록함으로써 내가 사는 세상을 이해하려 하고 그것을 유머와 겸손으로써 이론화하려는 것이다.

 

 

우리의 일상이 그의 손끝에서 간결하면서도 임팩트 있게 보인다.

그래서 처음 봤을 땐 재밌네. 라고 느꼈다가 다시 보면 뭔가 찔리는 느낌이고 계속 보다 보면 깊은 울림이 느껴진다.

 

내 모습인데? 라고 생각하다

나 정말 이렇게 살아도 좋은걸까? 하다가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 그러니까 이게 대세 아닐까? 하면서도

뭔가를 잃어버린 느낌을 갖게 한다.




얼마 전 인친님의 피드에서 배달음식을 시켰더니 돼지가 통째로 배달된 책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는데 장 줄리앙의 그림에서 그와 비슷한 그림을 만났다.

소 한 마리를 통째로 먹고 있는 모습.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마음이 든다.

 

그림 한 컷 한 컷에 담긴 그의 상상력에 감탄하게 되고

그 그림 속에 담긴 내 모습에 현타가 오는 책 <모던 라이프>

 

이런 책은 곁에 두고 자주 들여다보면서 새로운 감각을 깨우는데 써야 한다.

나는 이 책을 보면서 내가 참 재미없는 사람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장 줄리앙처럼 그릴 수는 없지만 자꾸 즐겁고 재밌게 세상을 보자고 다짐한다.

 

앞으로 가위를 보면 장 줄리앙의 가위 남자 그림이 떠올라서 웃을 거 같고

사과 껍질을 보면 초록뱀을 떠올릴 거 같고 안경을 보면 자전거 바퀴가 생각날 거 같다.

그리고 핸드폰을 손에 들 때마다 사과를 손에 쥐고 있는 사람들을 떠올릴 거 같다.

그 떠올림 사이로 나는 잠깐이라도 웃게 되겠지..

 

내게 잠깐이라도 웃음과 생각을 주는 책 <모던 라이프>

그 어떤 책보다 더 많은 걸 남겨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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