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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셔 크로싱 - 소녀들의 수상한 기숙학교
앤디 위어 지음, 사라 앤더슨 그림, 황석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2월
평점 :
앤디 위어는 <마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헤일메리>이 작가다.
이 베스트셀러 작가의 꿈은 그래픽노블이었다.
그러나 그림 솜씨 때문에 꿈을 접어야 했다. 그 와중에 <마션>이 성공 가도를 달렸고 그로 인해 그의 오래전 작품들도 덩달아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그리고 <체셔 크로싱>에도 관심을 보이는 출판사가 생겼다.
평소에 앤디가 좋아했던 작가 사라 앤더슨이 그림을 맡게 되어 세상에 나온 <체셔 크로싱>
피터팬의 웬디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앨리스
이 세 소녀를 모아 놓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해리성 정체장애란 오명(?)을 뒤집어쓰고 여기저기 실험 대상이 되었던 소녀들
이 소녀들에겐 각자 고유의 능력이 있다.
앨리스는 거울을 통해 어디든 갈 수 있고, 웬디는 날 수 있으며 도로시는 다른 세상으로 갈 수 있는 은색 구두가 있다.
세 소녀는 특수 학교에 모이게 되고, 그들을 감독하는 선생님에게도 특별한 능력이 있었으니...
피터팬과 후크선장
서쪽 마녀와 착한 마녀
하트 여왕과 하트의 잭
오즈와 원더랜드, 네버랜드가 모두 함께 출연(?) 하는 <체셔 크로싱>
어린 소녀들에서 십 대 소녀가 되어 까칠함과 반항기를 동시에 지닌 능력자 소녀들
매사 불평불만을 입에 달고 부정적으로 세상을 보는 앨리스.
자유로운 성격의 웬디.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의 도로시.
이들은 앨리스가 몰래 도로시의 은빛 구두를 신고 탈출을 시도하는 바람에 꼬일 대로 꼬인 모험을 하게 된다.
서쪽 마녀에게 잡힌 앨리스와 웬디를 찾으러 원더랜드로 향한 도로시는 친구들을 구할 수 있을까?
서쪽 마녀와 후크선장의 로맨스는?
네버랜드에서 오즈로 날아가 버린 후크선장의 배는?
원더랜드에서 딸기를 따먹고 몸이 자라 버린 피터팬의 고민은?
세 소녀를 감독하는 일을 맡았던 선생의 정체는?
마지막 하트 여왕의 공격 명령은 2탄을 위한 것일까?
세 가지 이야기의 결합이라고 생각했는데 읽다 보니 숨어 있는 동화의 정체를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그림체도 십 대 소녀들의 이야기답게 까칠하고 반항적인 느낌을 잘 살렸다.
정말 이 이야기에 따라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을 생성해 낼 수 있는 하나의 문을 앤디 위어가 만들어 낸 거 같다.
이 소녀들이 다른 세상 말고 SF 그래픽노블로 확장되어 앤디 위어의 또 다른 세상으로 나아갈지도 모르겠다.
이 그래픽노블을 보며 기존에 있던 이야기들을 모아서 새로운 이야기로 만들어 내는 것에 대해 생각해 봤다.
30대 아저씨가 남자 주인공이 아닌 여자 주인공들을 모아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는 것도 특별하고
세 명의 소녀들이 만들어 내는 시너지도 특별하다.
어쩜 이 특별함이 계속 이어져서 방대한 이야기를 만들어 낼지도 모르겠다.
초기작이고 그래픽노블이라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서 다음 편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그다음 편은 좀 더 진지한 이야기가 될 거 같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