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시대정신이 되다 - 낯선 세계를 상상하고 현실의 답을 찾는 문학의 힘 서가명강 시리즈 27
이동신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SF는 필요충분조건으로 '낯섦'과 '인지'의 상호작용을 가진 문학 장르다. - 23p

어떤 새로운 것이 등장했을 때 그 낯섦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과 그것을 자신이 이미 알고 있던 인식의 틀로 재조정하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여전히 그 인지적 낯섦을 유지하는 두 번의 작업을 하는 장르가 바로 SF라 할 수 있다. - 26p

 

 

서울대 안 가도 들을 수 있는 서울대 강의 서가명강 27번째 이야기는 SF에 대한 강의다.

이동신 교수의 명쾌하고 즐거운 이야기는 SF를 판타지와 같은 부류로 생각하고 있었던 내게 제대로 된 분류법을 알려주었다.

 

SF 소설을 좋아한다.

가장 두껍고, 엄청난 세계관을 가졌으면서도 때론 친숙하고, 때론 이해하기 힘든 세상을 만들어 낸 책을 꼽으라고 하면 나는 단연코 댄 시먼스의 <일리움>과 <올림포스>를 말하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며 SF의 세계를 맘껏 누렸다.

 

요즘 들어 우리나라 작가들의 SF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천선란 작가의 <천 개의 파랑>을 읽으면서 번역서들에서 느꼈던 차가운 미래가 따뜻한 미래로 전환되는 기쁨을 누렸다.

장르문학 불모지였던 한국문학에도 몇 년 새에 장르문학이 빠르게 성장하고 이제 K-장르소설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그럼에도 SF는 아직이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최근에 읽은 SF 소설들로 인해 우리에겐 우리 정서에 맞는 SF 소설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생각도 드는 중이었다.

그 와중에 <SF, 시대정신이 되다>를 읽게 되었다.

책을 읽다 보면 가끔 내 궁금증을 채워주거나, 내 지식을 깊게 채워주는 책들을 만나게 된다.

이 책이 그런 책이었다.

 

 





이 책을 읽는 건 낯선 단어들을 만나는 일이기도 했다.

노붐, 인지적 낯섦, 외삽, 사변 소설

다 처음 들어 보는 말이다. 책을 시작하기 전에 이 단어들에 대한 설명이 있었지만 책을 읽으면서야 깨닫게 되었다.

SF의 길은 쉬운 듯 어렵고, 어려운 듯 쉽다.

 

공상과학소설이라고 알려진 SF 소설들.

타임머신과 우주선과 다중우주와 외계인과 온갖 시간대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장르.

문학에 속해 있지만 문학 대접을 받지 못했던 SF가 이제야 조금씩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시간을 뛰어넘고, 공간을 확장하며 답을 찾는 매혹의 세계

 

참 적절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SF 소설을 읽으면 현실에 있지 않고, 공간이란 개념이 우주 어딘가로 뻗어가지만 그 세계에서 인간다운 것을 찾으려는 점은 일반 소설들과 다를 바가 없다.

SF는 '공상' 과 같은 뜻으로 떠올렸지만 이젠 그 공상들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로봇은 이미 우리의 일상에 담겨 있고, 홀로그램 역시 사용되고 있는 영역이며 우주선도 이미 저 광활한 우주를 날고 있음이다.

그러고 보면 스타워즈의 광선총이 어딘가에서 시험 사용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타임머신도 이미 개발되어 있다는 말도 나오는 정도이니 SF는 우리 현실에 이미 깊숙이 침투해 있다.

 

가치 중립적이라는 사실에서 가치를 끌어내는 작업이 바로 SF가 해야 할 일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는 작가가 많이 나와서 신기했다.

그러다 알게 됐다 내가 SF 소설을 많이 읽었거나 좋아한다는걸.

그러니 아는 작가가 많고, 읽었거나 본 책과 영화가 많은 것이었다!

 

SF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서 우리나라 SF 소설의 빛나는 앞날이 보였다.

최근에 읽은 <천 개의 파랑> , <테스터>, <굿바이 욘더>, <막 너머에 신이 있다면>, <초월하는 세계의 사랑>, <빵 좋아하는 악당들의 행성>, <붉은 실의 아이들>, <너의 다정한 우주로 부터>등 이 SF 소설들에게서 얻은 미래의 시간과 공간, 인공지능과 인간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을 보았기 때문이다.

책에선 번역서들 소개가 많았는데 교수님께서 앞으로 SF에 대한 강의를 하시려면 우리 작가들의 SF 소설을 많이 읽어보시고 강의에서 언급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SF 소설은 낯선 세계를 그리지만 그곳에서 현실의 문제를 들여다 보고, 해결해가는 힘을 기르게 된다.

외면 받는 현실문제를 SF 소설을 통해 느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기에 최근들어 더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급부상 하는 게 아닐까?

 

SF는 우리의 미래를 다양하게 꿈꾸게 만드는 문학이다.

어떤 미래로 나아갈지에 대한 선택지를 주는 문학이다.

그러니 앞으로 SF를 덕후들만 좋아하는 장르라고 생각하지 마시길..

SF는 우리의 미래를 볼 수 있는 거울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