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여자들
메리 쿠비카 지음, 신솔잎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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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갇혀 있는 데는 빛이 하나도 없었어. 아주 작은 빛도 없었어. 아무것도 보지 못할 때는 다른 것들을 발휘해 어떻게든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돼." 그렇게 살아남은 거였다. 몸의 다른 감각들과 본능에 의지해 생존하는 법을 배웠다.

 

 

거의 마지막 부분까지 범인을 알 수 없었다.

아주 흉악한 범죄자가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거나 여자와 아이들만 노리는 집단이 납치극을 벌인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읽었다.

그러나 메리 쿠비카는 그렇게 빤한 결과를 독자에게 안겨주지 않았다.

그것보다는 더 소름 끼치고 살벌한 상황을 남겨 주었다.

 

중산층이 모여 사는 조용하고 평화로운 마을.

그곳에서 11년 전 연속적으로 두 여자 셸비와 메러디스 그리고 한 아이 딜라일라가 실종된다.

그리고 현재의 시간엔 자신의 나이가 얼마인지도 모르는 소녀가 지하실에 감금되어 있다.

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암흑의 세계에서 살아남으려 애쓰는 소녀. 딜라일라.

 

11년 전 사건과 현재의 딜라일라의 상황이 번갈아가며 나온다.

이야기의 시점도 이웃 주민 케이트와 실종자 메러디스 그리고 달라일라와 레오의 시점으로 번갈아 나오기에 집중력을 요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필력이 좋은 작가라 읽기 시작하면 집중력을 흐트러트릴 일이 없다.

 

서로 상관없어 보였던 실종 사건에 접점이 생기는 순간 나는 이 이야기에 대한 생각 자체가 달라졌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자기 것을 지키기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선량함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

겉보기에 착하고 선량한 사람이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어디까지일까?

셀 수 없는 질문이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차라리 마구 욕을 해도 아깝지 않은 그런 범죄자를 설정했다면 이렇게 마음이 무겁지 않을 것이다.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면서 독자가 알게 되는 충격은 그 잔상이 오래갈 거 같다.

 

메리 쿠비카는 <디 아더 미세스> 이후 두 번째다.

신선한 플롯 덕에 평범함과 선량함에 대해 생각해 본 시간이었다.

 

나에게도 비슷한 일이 생긴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끊임없이 생각해 보게 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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