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인생수업 - 지금,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이동섭 지음 / 아트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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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를 통해 나를 바라보는 시간들은 많이 힘들었으나 크게 유익했다. 내가 빈센트를 선택했으나 그가 나를 성장시켜준 셈이다. 빈센트는 젊어서 죽었다. 그 나이를 지나서도 살아 있음이 자주 부끄러웠다.

 

서른이 다 되어 그림을 시작했으나 21세기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화가.

많은 편지들을 남긴 사람.

가난했던 사람.

죽은 뒤에야 유명해진 사람.

책으로 사랑을 배운 남자.

이 남자의 무엇이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남자의 길잡이가 되었을까?

 

연애, 결혼, 콤플렉스, 자아, 자립, 행복, 직업, 여행, 우정에 대해 자신의 삶에 빈센트의 삶을 반추시켜 자신을 다독이는 글을 읽으며 나 자신도 추려본다.

'사랑'이란 감정을 책으로 배운 남자.

그래서 직진으로 물러서지 않고 사랑 고백을 계속했던 남자.

저돌적이고 우직하고 고집스러웠던 빈센트 반 고흐.

그래서 그의 사랑은 보답받지 못했다.

 

결핍은 사람을 움츠리게 만든다. 나처럼 빈센트에게도 '결핍은 필요한 것은 모두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느낌'이라고 표현한 가난이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연애와 결혼은 어렵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도, 사랑을 이어가는 것도, 결실을 맺는 것도, 가정을 일구는 것도.

시대만 달라졌을 뿐 그들의 공통된 점은 같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까지 벌기는 힘들다.

그래서 대부분 좋아하는 일을 접고 생활전선에 뛰어든다.

그러나 빈센트는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선택했다.

이 책에 담긴 고흐의 그림들은 다양하다. 그래서 고흐가 더 가깝게 느껴졌다.

 




빈센트의 그림은 아름답지만, 그 과정이 아름답지는 않았다. 아름답지 않은 것들을 모아서 아름다운 본질을 만들어냈고, 빈센트는 목적지에 도달했다.

마침내, 우리의 영혼을 위로하는 그림을 완성했다.

 

 

빈센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진짜는 인간 이동섭에 대한 이야기다.

빈센트의 생을 돌아 보며 자신이 삶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꽤 매력적이다.

이런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좋아하고, 존경하고, 마음에 품고 있는 자신만의 롤 모델이 있을 것이다.

그 롤 모델이 유명하고 많은 사랑을 받는 사람일수록 자신과 비교하기에는 꽤 거리감이 있을 텐데

저자는 그걸 해냈다.

덕분에 나로서는 다른 시대를 살지만 또래 남자의 생각과 마음을 시대별로 비교해 볼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우리는 우리를 품고 키워줄 수 있는 인프라를 가진 도시를 선택하여 살 권리가 있다. 여행을 통해 낯선 도시를 적극적으로 느끼고, 그 가운데에서 자신을 품어 키워줄 수 있는 곳에서 살아 볼 필요가 있다. 인생에서 한 번쯤은.

 

 

파리에서 새로운 스타일,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은 빈센트처럼 저자 역시 파리에서의 깨달음으로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이 두 사람처럼 낯선 도시에서의 삶을 살아 보지 못한 나에겐 후회가 되는 대목이다.

좀 더 용기를 냈더라면 지금과는 달라진 삶을 살고 있을까?

어쩜 메타버스 세계의 또 다른 나는 그런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별로 좋아한 적 없으나 어떤 계기로 그 사람에 대한 생각이 달라져서 그의 삶을 반추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일이 참 흥미롭다.

누군가의 삶을 진지하게 탐구하고 사색한다는 것이 나를 키우는 일임을 일깨워 주는 책이다.

 

나도 이런 방식으로 내 삶을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갖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현실에서 멘토를 만나기 힘들다면 다른 시대에서 멘토를 불러오는 것도 좋은 방법인 거 같다.

저자가 빈센트 반 고흐를 통해 인생을 배운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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