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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스티븐 킹 지음, 진서희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11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1116/pimg_7368641353634025.png)
아무튼, 나는 죽은 이들을 본다. 내가 기억할 때부터 늘 그랬다. 하지만 브루스 윌리스가 나오는 그 영화와는 다르다.
<나중에> 이 이야기를 읽다 보면 영화 <식스센스>가 떠오른다.
물론 스티븐 킹도 그렇다고 말한다.
유령을 보는 아이.
유령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아이.
그 아이의 능력은 엄마만 알고 있다.
제이미의 엄마는 출판 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다.
엄마가 제이미를 대하는 방식이 좋다.
끈끈한 모자간의 정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다.
어린 제이미의 세계를 이해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엄마의 모습은 불화가 없어서 좋다.
그래서 엄마가 애인 리즈와 싸울 때조차도 그녀를 협박하고 집에서 내쫓을 때도 속이 시원할 뿐이었다.
뭐하나 가진 거 없었지만 엄마는 제이미를 위해 당당했고, 강했다.
리즈는 경찰이다.
부패 경찰이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그렇게 된 이유를 주저리주저리 변명할 때 싫어지는 캐릭터다.
어린아이를 이용하려고 계획을 세운 어른은 이미 어른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때 사랑했던 여자의 아이이자 자신이 예뻐했던 아이였는데 자신의 자리를 위해 이용했다.
그 아이가 겪을 끔찍한 고통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래서 너무 화가 났다.
제이미에게 버켓씨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가 있어서 제이미가 악의 꼬임에 빠지지 않았으니까.
한 꼬마의 성장기이자, 믿기지 않은 이야기의 연속이다.
이야기의 거장답게 마지막에 기막힌 반전을 마련해 두었다.
그게 가능해?
이렇게 나오시겠다는 거죠?
이렇게 한 방 먹이셔도 되는 겁니까?
스티븐 킹이 내 앞에 있었다면 이렇게 고함이라도 치고 싶었다.
스릴러의 대가는 이번에도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마치 이야기의 화수분처럼 끝없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스티븐 킹.
앉은 자리에서 다 읽게 만드는 흡인력, 약간 마음을 놓고 있을 때쯤 어김없이 만나는 문장들이 긴장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진실이란 때로 아주 엿 같은 법이다.
이건 공포물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잘 읽어보길 바란다.
엄마의 회사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작가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뜬다.
엄마는 제이미를 데리고 가서 유령의 이야기를 받아 적는다.
그리고 그들 곁에 리지가 있었다. 전혀 믿지 않았지만 그녀는 제이미에게 색다른 능력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나중에> 아이를 자신의 입지를 위해 '이용'하기로 한다.
그렇게 제이미와 악마 같은 유령의 인연이 이어지고 만다.
장례를 치른 유령은 사라진다. 그러나 그 유령은 사라지지 않고, 진실을 얘기하길 거부하고 잊어버릴만하면 한 번씩 제이미 앞에 나타나 엄마가 암에 걸렸고 6개월 뒤에 죽는다는 말을 한다.
제이미와 이 유령 사이에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유령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엄마에게 쫓겨난 리즈가 어느 날 제이미를 납치한다.
이야기의 클라이맥스가 되면 이 이야기가 진짜 공포스러우면서도 아주 잔인하다는 걸 비로소 깨닫게 된다.
여기저기에 감쪽같이 숨겨놓듯 은근슬쩍 뿌려둔 떡밥을 아무 생각 없이 읽었다가 마지막 이야기에서 그것을 생각해 내게 되면 이 노련함에 웃음이 난다.
시종일관 솔직하지만
시종일관 음흉하다.
제이미라는 어린 화자를 내세웠지만 제이미는 어리지 않았으니까.
스토리의 킹!
스티븐 킹!
이분의 이야기의 원천은 무엇일까?
이야기의 화수분 스티븐 킹이 <나중에> 생각해도 기가 막힐 막장 반전을 마련해 둔 <나중에>
비밀의 내막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