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필요한 시간 - 빅뱅에서 다중우주로 가는 초광속 · 초밀착 길 안내서
궤도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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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할 수 없다는 것과 결정되어 있지 않다는 건 어찌 보면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르다.

 

 

궤도 작가의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두 번째 접했다.

첫 책은 얼마 전 개정판으로 나온 <궤도의 과학 허세>였다.

다양한 과학적 현상이나 개념에 대해 정말 과학 1도 모르는 사람이 읽어도 지루하지 않게 개념을 잡을 수 있는 책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읽은 <과학이 필요한 시간>도 마찬가지로 어렵게 들리는 과학적 용어들을 쉽고 친근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인공지능, 가상현실, 튜링, 뇌과학, 인공장기, 블랙홀, 홀로그램, 다중우주, 4차원, 수학, 끈이론 등등

일상에서 버젓이 쓰고 있지만 누가 설명하라고 하면 개념조차도 알 수 없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려운 용어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풀어가는 궤도의 과학 이야기는 에세이처럼 쓱쓱 읽힌다.

우리의 미래는 예측할 수 없는 걸까, 아니면 결정되어 있지 않은 걸까?

인공지능과 인간은 어떻게 구별할까?

슈퍼컴퓨터는 뭐고, 양자컴퓨터는 뭘까?

사람마다 시간의 속도가 다른 이유는?

뇌파로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까?

 

이런 이야기는 내 주위에서 누군가가 명쾌하게 설명해 주지 않는다.

과학적 지식이 어느 정도 있지 않는 이상은 명쾌하게 설명해 준다 해도 다 이해하지 못할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나는 지금 이 모든 것들이 혼재하고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

그래서 들어서 알고는 있지만 감히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다.

 

과학은 실패를 위한 학문이며, 지금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도 끝없이 시도된 실패로부터 태어났다.

 

 

<과학이 필요한 시간>은 바로 이런 문제를 도와주기 위한 책이다.

과학에 대해 깊이 들어가지 않아도 개념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 이 책의 최대 장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책이 술술 잘 읽힌다는 것이다.

페이지마다 어려운 말들을 잔뜩 늘어놓아서 읽어도 뭘 읽었는지 모르겠는 과학서가 아니라

일상적인 언어와 친숙한 예를 들어서 과학적 용어를 설명해 준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나면 어렴풋하게 느끼고 있었던 것들이 조금 손에 잡히는 느낌이 든다.

 

작가의 필명처럼 책을 읽는 독자들을 과학의 궤도에 올려놓은 다랄까!

적어도 나 같이 과학이라는 걸 알고는 싶지만 막상 책이라도 읽을라치면 도통 알아먹지를 못해서 접근하기가 힘들었던 사람들에게도

그 틈을 보여주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적어도 내가 보았던 영화나 읽었던 책이나, 들었던 이야기들에서 찾아낸 과학 이야기이기에 생소함과 어려움보다는 새로운 것을 깨달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책이었다.

 

지금 나의 삶 그 어디에도 과학 아닌 곳이 없다.

그러니 깊이 들어갈 재주는 없어도 이렇게 개념이라도 알고 갈 수 있는 과자 같은 이야기는 나 같은 사람에게 필요한 교양서다.

그래서 나는 <과학이 필요한 시간>을 과학 책이라기보다는 과학에세이라고 부르고 싶다.

왜냐하면 <과학이 필요한 시간>은 에세이처럼 편하게 과학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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