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러줘 우리를, 우리 지닌 것으로
어맨다 고먼 지음, 정은귀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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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사랑하라 / 실패한 것처럼, 쉽게 말하면 / 우리는 지구를 난파시켜왔다는 것 / 대지를 더렵혀왔다는 것 / & 이 땅을 좌초되게 했다는 것.

 

 

최초라는 타이틀을 걸머진 청년 시인 어맨다 고먼의 70편의 시들이 담긴 시집 <불러줘 우리를, 우리 지닌 것으로>.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덕에 이 시집을 읽으면서 시인의 마음이 더 와닿았다.

10월에 초겨울 날씨를 접하고 있다 보니 우리가 이 지구를 점점 병들게 하고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으니까...

 

이 시집은 코로나 시대를 지나며 젊은 시인이 느낀 세상에 대한 모든 것이다.

 





색다른 편집과 색다른 이야기는 동시대를 살면서 같은 걸 느끼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야기한다.

우리가 지켜내야 하는 것들에 대해...

 

우리의 진실은, 우리가 말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했던 것이다.

우리의 교훈은, 우리가 얻은 모든 것

& 우리가 가져온 모든 것이다.

 

 

 

시 같기도 하고

편지 같기도 하고

문자 주고받기를 하는 거 같기도 하고

이야기 버스킹 같기도 하다.

 

어맨다 고먼이 거리에서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든다.

그녀의 말이 시가 될 때쯤이면 사람들은 고개를 주억거리게 된다.

우리의 생각들이, 우리의 마음들이, 우리의 고통과 우리의 인내가 우리가 지나온 길을 같이 한다.

 

세상은 잠겨 있었고

우리의 자유는 누릴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견뎌내고 이겨내고 있는 중이다.

 

자유는

자유롭지 못할 때에야 비로소 내가 자유로웠다는 걸 알게 해준다.

팬데믹 이전의 삶은 나와 이미 거리를 두었다.

우리에겐 마스크라는 화장품과 거리 두기라는 외출복이 생겼다.

 

어맨다 고먼은 파릇파릇한 언어로 이야기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신선한 마음으로 우리를 돌아 보게 한다.

 

 

멋 내지 않은 말들이 직설적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살아 있는 시처럼 느껴진다.

세상을 보는 살아 있는 시선.

 

여지껏 내가 읽은 시들은 결국은 사랑에 대한 시였다.

사랑에 대해 새로운 세대는 새롭게 얘기한다.

그들의 사랑은 전체적이고 포괄적이다.

지구를

지구에 살고 있는 생명체를

지구에 뿌리내린 수많은 민족들을

지구에 뿌려진 무수한 문화들을

누군가의 잣대로 재단하지 않는 '사랑'

 

그것이 <불러줘 우리를, 우리 지닌 것으로>에 담긴 '사랑'이다.

 

내 연인이 아니라

내 조국이 아니라

이 지구를

이 지구 안에 살아 숨 쉬는 모든 것을 '사랑' 하자는 시인의 뜻에

굳어진 마음이 촉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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