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어진 리더들의 전쟁사 - 고민하는 리더를 위한
존 M. 제닝스 외 지음, 곽지원 옮김 / 레드리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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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 사기꾼, 멍청이, 정치꾼, 덜렁이라는 5개의 키워드로 만나보는 세계 전쟁사에 이름을 올린 리더들.

요즘처럼 절실하게 리더의 자질이 요구되는 시간대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참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났다.

역사는 승리한 자들의 기록이라던데 우리는 여지껏 승리만을 쫓으며 그 승리에서 배워야 할 것들만을 취해왔다.

그래서인지 실패한 리더들에 대한 이야기만 모아 놓은 이 책은 읽기 전부터 기대가 된 책이다.

어떤 사람들이 삐뚤어지고 실패한 리더일까?

 

감리교 목사였던 사람이 군인이 되어 수많은 원주민을 학살했다.

부하들을 존중하지도, 그들의 말을 듣지도 않았던 것은 그가 무능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결정을 위해 무시했기 때문이다.

전투원보다 여성과 아이들이 많았던 부족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군인들은 임신한 여성의 자궁에서 태아를 꺼내기도 했다.

중요한 건 정부와 원주민의 협약을 그가 무시하고 학살을 자행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원주민들의 보복을 감당해야 했다.

이토록 잔인무도한 짓을 벌인 자는 치빙턴.

자신의 야망을 추구하기 위해 정부 지침을 거역하고, 부하들의 의견과 항의도 무시한 그의 행동은 인디언의 보복사건으로 이어졌고, 그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한 미군을 좌절시켰다.

 

"아무리 허접한 부대라도 필로가 지키는 참호라면 사정거리 내로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이런 모욕적인 말을 적장으로부터 듣는 사람은 누굴까?

기드언 필로는 시민군 전통을 동경하고 존중하는 유력하고 풍족한 가문에서 자랐다.

그런 가문에서 자랐을 뿐 그는 그 어떤 역량도 없었다. 그의 무능함은 부하들을 죽음으로 내몰 뿐이었다.

명성만 있을 뿐 실전에서는 형편없는 그의 무능력은 전장의 사기꾼 소리를 들을만하다.

 

동서양과 고대부터 현대까지를 아우르는 이 실패한 리더들의 공통점은 바로 '무능함'이다.

그리고 그들 모두 자만심에 쩔어 있었으며 잔인했고, 늘 잘못된 일에 대해서는 남의 탓을 했다.

이 책임 회피론자들 중에는 자신을 잘 포장해서 사람들의 눈을 현혹시킨 사람도 있고, 타고난 연줄이 좋아서 승진했지만 실전에서 바닥만을 보이는 이도 있었다. 그럼에도 자신으로 인해 입은 피해에 대해서, 죽은 사람들에 대해서 일말의 책임감도 없었으며 사죄도 하지 않았다.

 

무지한 자의 신념처럼 무서운 건 없다.

이 책의 저자들은 승리와 성공 사례만을 가르치는 사관학교 수업에 문제점을 느끼고 이 실패한 전쟁 지휘관들의 이야기를 엮어냈다.

그들의 실패가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그들의 성향이 어떠했는지를 배움으로써 진정한 리더의 자질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영웅은 적고, 승리자도 적다.

다만 실패자는 무수히 많다.

우리는 실패자들의 모습에서 더 많이 느끼고 더 많이 배울 게 있다는 걸 안다.

그건 우리도 살면서 자잘하게 느끼는 실패들 속에서 스스로를 점검하기 때문이다.

나 자신의 문제점을 알아서 그것을 고쳐 나아가는 사람이 될지, 그 문제점을 외면하고, 남 탓을 하며 자신을 포장해 나아갈지는 스스로의 선택에 있다.

 

우리는 총만 안 들었을 뿐 매일 전쟁터에서 살고 있다.

그 전쟁터에서 작은 승리라도 거두고 싶다면 이 실패한 리더들에게서 배우지 말아야 할 점들을 알아내는 것이 나의 작은 승리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모사꾼이 되어서도 안되며, 능력 밖의 것을 탐하는 것도 안된다.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일 앞에서는 주변의 말을 경청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메워나가야 한다.

그렇지 못한 독불장군은 자기 자신뿐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운명을 지옥 같은 구렁텅이로 몰아갈 뿐이다.

 

참.

시기적절한 시간대에 읽게 된 책이다.

누군가도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를 반성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럴 일은 없겠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 책에 언급되는 사람들은 전부 잘 모르는 사람들이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그들의 무능함과 잔인함과 교활함을 읽는데 속이 쓰렸다.

참다운 리더를 알아보는 눈을 길러야겠다.

좋은 리더는 바로 그런 리더를 알아보는 수많은 눈들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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