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0125
케이시 / 플랜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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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0번의 손길이 스치면 영혼이 생긴다.

1000년이 지나면 인간이 되는 구미호처럼 '돈'에도 만번의 인간손길이 스치면 영혼이 생긴다는 설정이 독특한 이야기 <0125>

<네 번의 노크>라는 책을 읽어 보지는 못했지만 그 책을 쓰신 작가님이 전자책을 내셨다.

기존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플랜비라는 출판사를 만들어 전자책을 출간한 작가님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영혼이 생긴 '돈'이 세상을 여행하는 이야기라는 소재가 주는 독특함과 함께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되지만 자칫 인간의 본성을 시험할 수 있는 매개체인 '돈'이 인간 세상을 여행하면서 관찰하고 느끼는 인간의 삶은 색다른 생각을 하게 만든다.







등장 인물의 이름이 외국이름이라 한국소설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케이시' 작가님의 <0125>는 한국 소설이다.

영혼을 가진 돈들이 나누는 대화를 읽으며 내 주변의 수 많은 물건들에 영혼이 있다면 내 삶은 어떻게 보일까?를 생각해봤던 이야기다.

데리고 있던 손녀를 떠나 보내야 하는 할머니의 서운한 마음에 아랑곳 없이 엄마 아빠를 기다리는 손녀의 모습.

뱃속의 아이를 잃은 부부의 삶에 활력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영혼있는 '돈' 포티와 비너스의 노력은 내 지갑의 돈들을 꺼내 보게 만들었다.

 

요즘은 현금을 보기 어려운 시대다.

모두 카드와 앱으로 결제를 하는 세상이다 보니 지갑에 카드만 담겨 있지 현금은 실종된지 좀 됐다.

이렇게 영혼을 가진 돈들의 대화와 여행을 읽다 보니 어딘가에서 폐기처분되기만을 기다리는 돈들과 누군가의 비밀장소에서 고이 잠자고 있는 돈들이 생각났다.

돌고 돌아서 돈이라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돈은 조급한 사람의 손에서 벗어나 여유 있는 사람에게 가려는 성질이 있다.

 

가난한 커플에게서 부자인 신사에게 옮겨간 포티는 무엇을 배웠을까?

남들 앞에서 멋진 부자이가 기부자인 그가 가정에서 보여 준 모습은 어땠을까?

이 신사의 이야기가 모든 재력가들의 모습이 아니길 바란다...

 

요즘 시대의 고립은 좋아요, 하트, 조회수로 결정된다. 관심에서 멀어지면 불안함에 어쩔 줄 몰라 한다. 고립의 불안을 잠재우는 것은 관심이었다.

 

 

포티의 여행을 따라가다 보면 인간 삶의 모습이 보인다.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사랑이고 행복인지 포티의 여행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모습속에서 그 가치를 깨달아 가는 포티와 함께 나도 같이 성장하는 기분이었다.

 

우리에겐 모두 영혼의 구슬이 있다.

그것을 알아 보는 사람에겐 소중한 '무엇'이 되지만

그것을 단지 '흠'으로 보는 사람에겐 소중한 '무엇'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완벽하지 않은 영혼의 구슬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완벽해질 수 있다.

 

읽으며 다양한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좋은 이야기였다.

앞으로 무심하게 고정되어 있는 나의 무생물들에게도 영혼이 있음을 인지하고 싶어졌다.

지켜 보는 눈이 많아지면 그만큼 나 자신도 열심히 살고 싶어질 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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