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세구 : 흙의 장벽 1~2 - 전2권 은행나무세계문학 에세
마리즈 콩데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의 아이들이 현재 어디 있든지 간에, 그 아이들은 세구로 향하는 길에 오를 겁니다.

 

기존의 세상이 무너지고 새로운 세상이 다가올 때의 그 혼란함을 바라보는 것은 참 서글프다.

하나의 문명이 우월감을 가진 문명에 의해 파괴되어 가는 과정을 바라보는 것은 참 허무하다.

세구는 아프리카의 한 가문을 통해서 서구 열강들이 어떻게 그들을 착취하고 그들의 문화를 파괴했는지를 보여준다.

노예무역, 종교, 가부장, 인종차별, 여성차별이 혼재해 있는 이야기는 내가 살아보지 못한 세상임에도 우리의 근대사와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

 

세구는 술책이 자라나는 정원이다. 세구는 배신 위에 세워진다 세구 바깥에서 세구에 대해 말하라. 하지만 세구 안에서는 세구에 대해 말하지 마라.

 

세구 왕국.

세력가이긴 하지만 왠지 모를 조롱을 참아내야 하는 두지카.

그의 아들들로 이어지는 이야기는 그들을 통해 변화해가는 세구의 모습과 세상을 보여준다.

온몸으로 하나의 세상이 지고 다른 세상이 물밀듯 밀려오는 것을 알려주는 트라오레 가문.

그들의 불행 앞에서 나는 역사가 어디에서든 비슷하게 되풀이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세구>는 아프리카의 <토지>다.





불행은 어머니 배 속에 든 아이와 같다. 그 무엇도 그 아이의 탄생을 멈출 수 없다.

 

아프리카 인이었지만 비교적 평탄한 삶을 살았던 작가의 시선으로 깨달은 조국의 모습은 섬세하고 파란만장하다.

다신교를 믿는 나라에서 이슬람으로 개종하는 대표자 티에코로, 티에코로를 따라 나서지만 상인의 삶을 택하는 배다른 형제 시가.

단 한 번의 일탈로 노예로 끌려가는 나바, 실질적으로 가문을 지켜내는 니아의 사랑을 받고 자라는 말로발리 역시 세구를 떠나 용병의 삶을 살게 된다.

 

그들을 통해 격동의 아프리카의 역사를 그려낸 마리즈 콩데.

아프리카에 대해서는 서양의 시선으로 밖에 만난 적이 없었던 나에게 마리즈 콩데의 이야기는 내가 몰랐던 세계에 대한 정확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백인들의 노예로 살아오던 그들에게도 빛나는 문화가 있었고, 그들만의 종교와 문명과 문화와 글이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의 여성들의 삶은 억울함 그 자체다.

시대적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나에게 세구의 여자들은 너무 가슴아픈 사연들이었다.

 

원했던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 원하지 않게 자신들의 나라를 떠나 타지에서의 삶을 산다.

자신들의 뿌리를 잊게 만드는 새로운 문명은 그들에서 행복과 안정보다는 두려움과 울분을 주었다.

마리즈 콩데가 비교적 안락한 상황에서 자신과 같은 문화를 가진 사람들의 삶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지가 보이는 작품이다.

 

수많은 티에코로와 시가, 그리고 나바와 말로발리들이 세구를 기억할 것이다.

그들이 떠나온 곳은 그들의 삶이었다.

그들은 돌아가지 못해도 그들의 자손은 그들이 떠나온 곳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세구는 그들이 돌아가야 할 집이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